“한 자녀 넘었다” … 빼앗아 강제 입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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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중국의 지방정부 공무원들이 두 자녀 이상을 낳은 부모로부터 갓난아기를 ‘몰수’해 돈을 받고 강제 입양시켜온 사실이 드러나 중국 사회에 파문이 일고 있다.

중국 경제 주간지인 ‘신세기’ 최신호에 따르면 2002~2005년 사이 후난(湖南)성 샤오양(邵陽)시 룽후이(隆回)현의 산아제한 담당 공무원들은 한 자녀 정책을 위반한 부모가 벌금 성격의 ‘사회부양비’를 내지 못하면 아기를 빼앗았다. 이후 성을 일률적으로 ‘샤오(邵)’로 고쳐 고아원에 넘겼다.

이 아이들 중 일부는 미국·네덜란드 등 해외로 입양돼 부모와 생이별하게 됐다. 고아원 측은 1인당 3000달러(약 320만원) 정도의 입양비를 챙겼다.

공무원들도 1000위안(약 16만원)씩을 사례비 조로 받았다. 이들이 빼앗은 아이는 2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한 자녀 정책을 어기지도 않은 외동아이를 강제로 입양시킨 사례도 있었다.

 이들은 또 통상 3000~4000위안 수준인 사회부양비를 1만 위안으로 올려 가난한 부모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중국은 지방정부가 사회보장비 액수를 정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사건이 폭로된 뒤 비난 여론이 들끓자 샤오양시 정부는 10일 사건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룽후이현은 지난 10년 동안 ‘산아제한 선진 마을’이라는 칭호를 받기도 했다.

이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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