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센초 라 스콜라와 클리프 리처드의 만남

중앙일보

입력

남성 클래식 성악가와 대중가수가 함께 부르는 크로스오버 음악은 무심코 흘려 들을 수 없는 매력을 지니고 있다.

`세계 3대 테너' 가운데 한 명으로 손꼽히는 플라시도 도밍고와 `컨트리뮤직의 제왕'으로 불리는 존 덴버가 함께 노래한 `퍼햅스 러브'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것도 그같은 매력의 결과.

여기에 이탈리아 출신의 테너 빈센초 라 스콜라가 팝싱어 클리프 리처드와 함께한 크로스오버 앨범 ≪비타 미아(Vita Mia)≫를 최근 국내에 내놓고 플라시도 도밍고-존 덴버의 맥을 잇겠다고 나섰다.

빈센초 라 스콜라는 국내 애호가들에겐 다소 낯선 이름이지만 세계 오페라 무대에선 상당한 명성을 얻고 있는 정상급 테너. 지난 58년 이탈리아 시칠리아에서 테어난 그는 생물학을 전공하던 대학시절 우연히 파바로티의 CD를 듣고 자신의 목소리를 발견, 음악생활을 시작한 색다른 경력을 갖고 있다.

이를 계기로 파바로티의 스승 아리고 폴라에게서 본격적으로 성악 수업을 받은뒤 82년 부세토 베르디 콩쿠르 등에서 수상했으며 카를로 베르곤지라는 두번째 스승을 만나 그 목소리가 무르익게 된 것.

이후 85년 브뤼셀로부터 시작된 해외 공연은 밀라노 라 스칼라, 런던 코벤트 가든, 뉴욕 메트 등 세계 주요 무대로 이어졌으며 이탈리아내에서도 오페라 주역으로 자리잡는 등 화려한 경력을 쌓아왔다.

그가 클리프 리처드와 첫 대면한 것은 지난 98년. 음반 프로듀서의 주선으로 클리프 리처드의 새 앨범 수록곡 「비타 미아」를 함께 불러 짝을 이뤘으며, 이 노래는 다이애나비 추모공연을 비롯한 20여차례의 무대에서 적지 않은 관심을 끌었다.

이들의 만남은 빈센초 라 스콜라의 데뷔음반이기도 한 ≪비타 미아≫로 이어졌으며, 이 음반에서 빈센초 라 스콜라와 클리프 리처드는 「비타 미아」와 더불어 스티비 원더의 「마이 러브」, 볼프의 「내게 달려 있다면」 등 3곡을 함께 불렀다.

여기에 플라시도 도밍고가 불렀던 「언 아메리칸 하임」, 첼리스트 줄리안 로이드 웨버가 찬조출연한 포레의 「꿈을 꾼 후에」, 피노 마르쿠치가 쓴 「스위트 러브」 등 7곡도 함께 실렸다. [서울=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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