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군, 카다피 고향 시르테로 진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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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드 사령관

리비아에 대한 연합군의 공습이 실시된 지 8일 만에 작전 지휘권이 미국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로 넘어갔다.

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Anders Fogh Rasmussen) 나토 사무총장은 27일(현지시간) “우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에 따라 리비아에서 펼쳐지는 모든 군사작전의 지휘권을 인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카다피 정권의 공격으로 위협받는 민간인을 보호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며 “우리는 유엔 안보리 결의가 부여한 범위 내에서 작전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나토는 상주대표부 대사급 북대서양이사회(NAC)를 열어 작전권 인수를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하지만 NAC는 “민간인 보호 원칙을 철저히 준수하고 엄격한 교전수칙을 마련해 무력사용을 자제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이에 따라 나토는 ▶비행금지구역을 침범하는 카다피 측 군용기 공격 ▶전투기와 전폭기를 이용한 지상목표 타격 ▶리비아에 대한 무기수출 감시 등의 포괄적인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나토의 리비아 작전 사령관은 캐나다 출신의 찰스 부처드 공군 중장이 맡았다.

 로버트 게이츠(Robert Gates) 미 국방장관은 연합군의 작전이 수개월 동안 계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게이츠는 미 ABC 방송에 나와 “나토 관리들이 리비아 작전이 3개월 정도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미 국방부에선 이보다 훨씬 오래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리비아 시민군은 28일 카다피의 고향인 시르테로 진입하기 위해 교전 중이다. 또 동부 지역 유전에서 하루 10만~13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하고 있으며 일주일 안에 이를 수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시민군의 경제·재무·석유 분야의 책임자인 알리 타로니는 벵가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조만간 원유 생산량을 30만 배럴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며 “원유 판매는 카타르가 담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익재 기자

◆시르테=카다피의 고향으로 리비아의 전략적 거점 도시 중 하나다. 시드라만 해안에 있으며 트리폴리와 벵가지의 중간 지점이다. 도시명은 시드라의 옛 이름인 시르티스에서 유래했으며 의미는 만(灣)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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