삔 발목 놔두면 인대 파열될 수 있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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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매니어인 강진만(46·서초구)씨. 날씨가 풀리면서 오랜만에 조기축구회의 경기에 참여했다. 그런데 시합 도중 발목이 살짝 접질리는 사고를 당했다. 평소 운동으로 다져진 몸이라 별일 없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이번엔 달랐다. 욱신거리는 수준에서 그친 것이 아니라 아예 꼼짝할 수 없었던 것. 병원에서는 반복된 인대 손상으로 인해 수술받을 것을 권했다.

봄엔 겨울보다 발목환자 1.5배 늘어

날씨가 풀리면서 야외운동 인구가 늘고 있다. 그만큼 근골격계 스포츠 손상도 증가한다. 가장 흔한 손상 부위는 발목. 연세사랑병원 족부센터 박의현 원장은 “봄엔 겨울에 비해 발목 환자 수가 1.5배 늘어난다”며 “특히 ‘발목이 삐었다’고 하는 염좌 환자가 많다”고 말했다.

 문제는 발목 염좌가 반복되면 만성 발목관절염으로 이어지거나 인대가 파열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연세사랑병원이 최근 5년 동안 발목 인공관절수술을 받은 102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발목 염좌를 3회 이상 경험한 사람이 65%인 것으로 나타났다. 발목을 한 번도 삔 적이 없는 사람은 수술을 받은 비율이 13%에 불과했다. 박의현 원장은 “일정 시간이 지나면 통증이 사라져 나은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인대손상 여부 엑스선·초음파로 확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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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목 인대는 유리섬유 가닥이 수백 개 연결돼 있는 구조다. 따라서 인대가 손상됐다고 하면 섬유 가닥이 일부 늘어나거나 끊어진 것을 의미한다. 인대의 이상 여부는 기본적으로 엑스선 촬영과 초음파로 확인할 수 있다. 단, 연골에 이상이 있다고 판단될 땐 자기공명영상(MRI)을 찍기도 한다.

 인대는 한번 파열되면 재생되지 않으므로 초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이중 1도 염좌는 인대가 늘어난 것을 말한다. 끊어진 것이 아니므로 부상을 입었다면 2~3주 발목을 고정하고 휴식을 취하면 완치된다. 2도 염좌도 인대가 부분 파열된 것이기 때문에 대부분 4~6주 고정하면 정상 활동이 가능하다. 그러나 3도 염좌는 인대가 끊어진 상태다. 따라서 끊어진 인대를 이어주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 이후 과격한 운동으로 인대가 다시 파열됐다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다른 사람의 인대를 이식하는 방법밖에 없다.

 인대가 파열된 상태로 오랫동안 방치했거나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사람일수록 재파열 위험이 크다. 수술 후 발목을 고정한 상태로 3주, 정상적인 사회활동을 하려면 3개월의 재활기간이 필요하다.

 박 원장은 “발목인대가 끊어져도 발목 근처의 다른 인대 덕분에 걷는 것은 가능하다. 그러나 이 때문에 병원을 찾지 않으면 나이가 들수록 더 고생하게 된다”고 말했다.

삐끗했을 땐 냉찜질·압박요법 도움

만약 발목을 삐끗했다면 소염진통제를 먹거나 부목 등을 사용해 고정하는 응급조치를 한다. 이후에는 쉬고(Rest), 냉찜질(Ice)하고, 압박(Compression)하고, 들어올리는(Evaluation) ‘RICE’ 요법만으로도 증상이 개선된다.

 박의현 원장은 “발목에 휴식을 줄 때는 보조기를 착용하는 것이 도움이 되며, 얼음찜질을 할 땐 동상 위험이 있어 피부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건으로 얼음팩을 감싸고 20~30분 동안 찜질을 하면 된다. 부상 후 빨리 찜질을 할수록 감염 위험도 줄일 수 있다. 또한, 압박을 할 때는 피가 통하지 않을 정도로 꽉 쪼이는 것은 피해야 한다. 심장위치보다 발목 위치를 올려주는 것도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된다. 만약 의자에 오래 앉아있어야 한다면 비스듬한 자세를 취한 뒤 발을 앞으로 뻗고 푹신한 곳에 다리를 올려두면 증상 개선에 좋다.

권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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