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밀레니엄 맞이 선율 '빈 필' 신년음악회 리카르도 무티 지휘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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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빈의 음악 명소인 빈 무지크페라인잘이 세계에서 가장 완벽한 음향조건을 갖춘 공연장이라는 데에는 아무도 이의를 달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이곳은 매년 1월 1일 전세계 12억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 빈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신년음악회가 열리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마티니(아침)
공연이므로 지휘자는 물론 단원 모두가 연미복 대신 양복에 넥타이차림으로 무대에 서고 공연장 전체가 남프랑스에서 비행기로 실어온 싱싱한 꽃으로 장식된다.빈필 신년음악회는 가장 많은 사람이 시청하는 클래식 음악회로 오스트리아 최고의 문화상품이다.

매년 이맘때면 빈필 신년음악회의 지휘봉을 누가 잡을 것인지가 세계 음악팬들의 관심사항이다.공연이 끝나기가 무섭게 출시되는 실황음반도 지휘자에 따라 판매고가 달라진다.빈필하모닉오케스트라는 음악감독이나 상임지휘자를 두지 않는 것으로도 유명하다.단원들의 투표로 객원지휘자를 선정하는 게 관례다.

빈필 신년음악회가 처음 시작된 것은 클레멘스 크라우스가 지휘봉을 잡은 1941년
.그 후 빌리 보스코프스키·로린 마젤·카라얀·카를로스 클라이버·주빈 메타 등이 번갈아 지휘봉을 잡았다.

올해 빈필 신년음악회의 지휘봉은 리카르도 무티가 잡는다.93년,97년에 이어 세번째다.올해는 특히 티켓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 만큼이나 어려웠다.

이번 신년음악회에서는 요한 슈트라우스 일가 뿐만 아니라 다른 작곡가들이 남긴 빈 상류문화의 황금기에 작곡된 폴카·왈츠·마주르카 등이 연주된다.앙코르곡으로는‘라데츠키 행진곡’‘아름답고 푸른 다뉴브강’‘술,여자 그리고 노래 왈츠’을 준비했다.

위성으로 생중계되는 빈필 신년음악회는 1월 1일 밤 11시30분부터 KBS-1TV로 녹화중계되며 실황음반은 내년 1월 15일께 EMI레이블로 출시될 예정이다.02-3449-9422.

한편 국내에서는 1월 1일부터 3일까지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신년음악회가 열린다.지난해까지는 1월 하순께 같은 프로그램을 2회 공연했으나 올해는 신년 연휴 기간에 음악과 함께 새해를 설계하도록 배려했다.명실상부하게‘신년음악회’로 꾸민 것이다.

▶1일 부천시향=임헌정 지휘,피아니스트 백건우,첼리스트 이유홍의 협연무대.레스피기의‘로마의 소나무’,베토벤의‘합창 환상곡’,브루흐의‘콜 니드라이’,베르디의‘개선 행진곡’,한국민요‘경복궁 타령’‘뱃노래’등.
▶2일 서울심포니=박은성 지휘,피아니스트 김혜정·소프라노 김인혜·바리톤 전기홍이 협연한다.김희조의‘단소와 관현악을 위한 협주곡’,거슈윈의‘랩소디 인 블루’,김성태의‘한국 기상곡’을 들려준다.
▶3일 코리안심포니=곽승 지휘,중국계 첼리스트 지안 왕,피아니스트 김윤지가 협연한다.번스타인의‘캔디드 서곡’,라흐마니노프의‘피아노협주곡 제2번’중 1악장,토마의‘미뇽 서곡’,차이코프스키의‘로코코 주제에 의한 변주곡’,요한 슈트라우스의‘집시남작 폴카’‘뻐꾸기 폴카’등.공연개막 1,2일 오후 6시,3일 오후 7시30분.02-580-1300.

이장직 음악전문기자<lull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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