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은 우리 것” 프로농구 플레이오프에 오른 KT·전자랜드·KCC·동부·LG·삼성의 선수들이 21일 미디어데이에서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는 25일 원주에서 열리는 정규리그 4위 동부와 5위 LG의 경기를 시작으로 막을 올린다. [뉴시스]
박상오
박상오(30·KT)가 2010~2011 프로농구 최우수선수(MVP)가 됐다. 한국농구연맹(KBL)은 2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프로농구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MVP 등 개인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MVP(기자단 투표수 78표 중 43표 획득)로 자신의 이름이 나오는 순간 박상오는 갓 입대한 이등병처럼 떨었다. 부인 김지나씨가 꽃다발을 들고 단상으로 나왔을 때도 활짝 웃지 못했다. 그는 “얼떨떨하다. 이 자리가 꿈만 같다”고 했다.
박상오는 중앙대 시절 일반병으로 군 복무한 독특한 경력이 있다. 그는 대학 시절 벤치 멤버로 밀린 것을 견디지 못해 운동을 그만두겠다며 현역 입대했다. 전역 후 마음을 고쳐먹은 그는 후배들과 함께 뛰며 프로에 도전했고, 2007년 프로에 진출한 후 계속 식스맨으로 뛰다가 올 시즌 주전을 꿰찼다.
그는 올 시즌 평균 14.9득점·5.1리바운드를 올리며 KT의 사상 첫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송영진·김도수·표명일 등 주전 선수들이 줄부상을 당한 가운데 KT가 정규리그 우승과 역대 프로농구 최다승(41승)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은 데엔 박상오의 활약이 결정적이었다.
박상오는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여기는 스타 선수들만 앉아 있는 자리였다. 언젠가 MVP를 받아봐야지 하는 어렴풋한 생각만 했다”며 “지난해에 대학 후배 함지훈이 MVP를 받았을 때 정말 부러웠는데 영광이다”고 기뻐했다.
그는 “운동을 그만두겠다던 내게 다시 기회를 주신 강정수 전 중앙대 감독님께 감사 드린다”고 말했다. 자신을 보며 희망을 키워갈 후배들에게는 “누구든지 열심히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잘 버티면 된다”고 했다.
박상오를 조련한 전창진 KT 감독은 2년 연속 감독상을 받아 KBL 역대 최다인 5회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신인상은 인삼공사 박찬희에게 돌아갔다.
김우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