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기회에 내가 얼마나 부자인지 알게 됐다. 통장엔 잔고가 별로 없지만…. 하하.”
국내외 문화재를 펜으로 그려온 김영택(67·사진) 화백이 동일본 대지진 돕기에 나섰다. 2007년부터 본지에 연재한 ‘세계 건축문화재 펜화 기행’ 중 스무 작품을 각 100점씩 판화본으로 내놨다. 중앙일보에 성금을 기탁하고 펜화를 신청한 기부자는 그림의 시가인 100만원당 한 점꼴로 김 화백의 작품을 받게 된다. 총 2000점이 소진될 때까지다. 일본의 호류지(法隆寺)·긴카쿠지(金閣寺)·오사카성, 한국의 경복궁·광화문·쌍봉사 등을 그린 작품이다. 2000점이 모두 나갈 경우 그가 기부에 동참한 액수는 20억원이 된다.
“일본 사람과 참 많은 인연을 맺어왔어요. 도움도 많이 받았고요. 참혹한 소식을 듣고 급하게나마 보답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김 화백은 세계 건축문화재를 펜으로 그리기 위해 일본의 목조 건축물을 오래 연구했다. “일본은 예술·문화, 그리고 장인에 대한 경외심이 있는 나라입니다. 세계 문화유산을 그리려 마음먹고 중국·캄보디아에서 각 두 점을 그렸지만, 일본에서는 11점이나 그렸습니다.”
위쪽부터 순서대로 ◆ 교토 기요미즈데라 ◆ 광화문 1890년대 ◆교토-금각사
위쪽부터 순서대로 ◆ 교토 헤이안신궁 ◆ 교토 은각사 ◆ 나고야 이누야마성
위쪽부터 순서대로 ◆ 금강산 보덕암 ◆ 나라-도다이지-대불전 ◆ 나라 호류지 금당과 5층탑
위쪽부터 순서대로 ◆ 나라 약사사 동탑 ◆ 담양-소쇄원 ◆ 부석사 무량수전과 안양루
위쪽부터 순서대로 ◆ 병산서원 만대루 ◆ 선암사-승선교와-강선루 ◆ 오사카성-천수각
위쪽부터 순서대로 ◆ 우지-뵤도인-봉황당 ◆ 창덕궁-주합루 ◆ 화순-쌍봉사=3층목층탑 ◆ 히메지시- 히메지성
수원화서문과 서북공심돈
펜화 신청 및 기부 문의는 02-751-5655~6. 입금(계좌 우리은행 1005-480-019595 예금주 대한적십자사) 확인 후 그림을 배송한다. 그림 선택 등 자세한 내용은 중앙일보 홈페이지(joongang.co.kr) 에서 볼 수 있다.
글·사진=김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