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극우파 이시하라, 4선 출마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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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차별적인 발언으로 유명한 일본의 극우파 정치인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78·사진) 도쿄도지사의 4선 출마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도쿄 도지사 선거는 4월 10일 실시된다.

 이시하라 지사는 애초 고령을 이유로 3선으로 물러나겠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간 나오토(菅直人) 내각의 인기 하락과 중국 등과의 영토분쟁으로 우익여론이 확산하자 제1 야당 자민당이 그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자민당은 중국에 대한 신랄한 비판으로 대중적 인기가 높은 이사하라 지사를 업고 도쿄도지사 선거에서 승리한 뒤, 그 분위기를 몰아 중의원 해산과 총선거를 통해 정권을 되찾는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이시하라 지사의 장남인 이시하라 노부테루(石原伸晃) 자민당 간사장이 총대를 멨다. “(자민당) 사정이 어려워지면 (출마를) 부탁할 수도…”라는 입장이던 이시하라 간사장은 8일에는 “(자민당 후보로) 출마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2일로 예정된 자민당의 도쿄도 지방선거 궐기대회에서 공식적으로 출마요청을 할 수도 있다. 앞서 7일엔 도쿄도의 자민당 지지 업계단체로 구성된 도쿄도 각종단체협의회가 이시하라 지사의 출마를 촉구했고, 도쿄 23개 구 구의회의장단도 조만간 출마요청 결의를 할 예정이다. 이에 이시하라 지사는 “나 말고도 인재는 많다”면서도 거부는 하지 않고 있다. 도쿄도 공무원들 사이에선 “아들이 저 정도로 발언을 했으면 이미 (출마) 결정이 난 것”이라는 분위기다.

 이에 맞서 민주당은 대중적 인기가 높은 대만 출신의 렌호(蓮舫·43) 행정쇄신담당상을 검토 중이다. 코미디언 출신으로 정계에 출마해 미야자키(宮崎)붐을 일으킨 히가시고쿠바루 히데오(東國原英夫·53) 전 미야자키 지사도 강력한 후보다.

 이시하라는 일본의 핵무장을 촉구하는가 하면 “(한국강제) 병합은 한국이 원한 것” “동성애자는 장애인”이라는 등의 망언을 서슴지 않는 인물이다. 주변국의 비난을 받지만 일본에선 꽤 인기 있는 정치인이다.

도쿄=박소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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