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이 미국 재벌에게서 슬쩍한 반지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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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스포츠 재벌인 로버트 크래프트는 2005년 당시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아주 귀한 반지를 빼앗겼다(?). 그는 미국 프로풋볼(NFL)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의 구단주이다. 그가 2005년 러시아를 방문했을 때다. 그 해 패트리어츠는 수퍼보울 우승컵을 안았다. 구단주와 선수들은 우승반지를 꼈다. 푸틴은 로버트 크래프트가 내민 우승반지를 가만히 들여다봤다. 그리곤 자신의 양복 호주머니에 넣었다. 로버트 크래프트는 "돌려달라"는 말을 차마 하지 못했다. 반지는 푸틴의 것이 됐다. 미국으로 돌아온 로버트 크래프트는 반지를 제작한 회사에 부탁해 다시 하나 만들었다.

수퍼보울 반지는 이처럼 푸틴이 탐 낼 정도로 화려하다. 이 반지는 우승팀의 직원과 선수를 합쳐 150명에게 지급된다. 누구 손에 끼워줄 지는 구단주가 결정한다. 반지를 제작하는데 드는 돈은 개당 5000달러이다. 화지만 이는 NFL이 제작사에 지불하는 공식적인 제작 가격일 뿐이다. 이 가격에 제작된 경우는 드물다. 반지에 다이아몬드가 박히는 등 화려하게 치장되기 때문에 보통 2만달러를 훌쩍 넘긴다.

지난해 우승팀 뉴올리언스 세인츠의 우승반지(사진)는 티파니사에서 디자인했다. 황금으로 제작된 이 반지의 위쪽 백합문양에는 작은 다이아몬드가 촘촘하게 박혀있다. 좌우측에도 8개의 다이아몬드가 장식되어 있다. 2005 시즌에서 이긴 게임(16게임)을 상징한다고 한다. 링의 둘레는 잭슨광장에 있는 세인트루이스 성당과 루이지애나돔을 상징하는 문양으로 꾸며져 있다. 이 반지의 가격은 개당 3만달러 정도라고 한다.

가격이 문제가 아니라 그 상징성과 화려함 때문에 수퍼보울 우승 반지는 모두가 갖고 싶어하는 선망의 대상이다. 어떤 선수는 비행기 화장실에서 잃어버렸다가 25년이나 지난 뒤 경매에 나온 것을 발견하고 돌려받는가하면 호수에 빠뜨렸다가 금속탐지기까지 동원해 찾는 경우도 있었다. 그래서 수퍼보울 경기를 '반지의 전쟁'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온라인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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