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효식품 겨울철 건강 도우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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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신종플루 환자가 늘면서 면역력을 높여주는 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건조하고 추운 날씨가 지속되는 겨울철에는 면역력이 떨어져 신종플루를 비롯한 감기·아토피 등 각종 질환에 쉽게 노출된다. 규칙적으로 생활하고 발효식품을 꾸준히 섭취하는 것만으로도 이를 예방할 수 있다.

낮은 기온과 건조한 공기, 면역력 주의보

감기에 걸려도 하루 이틀 앓고 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몇 주 고생하고도 쉽게 낫지 않는다. 외부 병원균에 저항하는 면역력의 차이 때문이다.

겨울철에는 우리 몸의 구강이나 호흡기·소화기 계통의 점막도 건조해져 점막에 있는 섬모의 움직임이 약해지고 점막에 작은 균열이 생긴다. 이로 인해 외부에서 침투하는 바이러스나 유해물질을 제거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린 클리닉의 가정의학과 전문의 김세현 원장은 “겨울에는 일조량이 짧고 활동량이 줄면서 ‘세로토닌’이라는 감정조절 물질 분비가 줄어든다”며 “우울감·무기력증·수면장애 등이 나타나기 쉽고 이는 면역력 저하를 불러오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면역력을 높이는 지름길은 충분한 영양 섭취와 보온, 휴식을 취하는 것이다. 건강보조식품을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되지만 그보다는 면역력을 키우는 생활습관이 몸에 배도록 하는 게 바람직하다.

면역력 증가에는 발효식품 섭취도 큰 도움이 된다. 발효식품에 풍부하게 들어 있는 유산균은 위장관에 있는 해로운 균의 성장을 억제하고 수를 줄여 면역력을 키워준다. 발효식품을 섭취하면 외부 유해물질에 반응하는 백혈구, 암세포를 공격하는 것으로 알려진 내추럴 킬러 세포의 기능을 증진시켜 몸의 방어 기능이 높아진다.

살균 및 항암효과 우수한 발효식품

발효식품은 면역력 강화 외에도 살균·정장 효과는 물론 항암 효과도 우수하다. 된장·청국장·김치 등이 대표적인 발효식품으로, 식품 속에 들어 있는 효소·유산균이 면역력을 높여준다. 김 원장은 “발효식품을 꾸준히 섭취하면 잔병치레가 조금씩 줄어드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치 양념에 들어가는 마늘의 알리신은 살균과 정장 효과가 뛰어나다. 고추의 캡사이신 성분은 항산화 작용을 하며 생강의 진저롤과 쇼가올 성분은 살균·항균 작용을 한다. 배추와 무에 풍부한 비타민C는 면역력을 높여주고 항산화 작용을 한다.

김치 양념은 숙성 과정에서 여러 미생물과 효소의 작용을 통해 면역력 강화 효과를 더욱 강하게 한다. 된장·청국장·간장 등 장류에도 면역 성분이 많은데, 특히 된장은 백혈구의 양을 늘려 면역력을 강화한다.

치즈를 만들 때 생성되는 우유 성분인 유장에는 면역력을 높이는 단백질이 많이 함유돼 있다. 젓갈, 양조식초, 요구르트, 빵의 일종인 크로와상도 발효식품이다. 일식을 먹을 때 나오는 우메보시(매실절임)와 낫토, 파스타나 피자와 곁들여 먹는 피클도 발효 과정을 거쳐 만든다. 인도 음식 중 카레와 함께 먹는 난도 발효음식이다.

그 밖에도 막걸리나 포도주 같은 주류도 발효식품의 일종이다.

[사진설명]청국장이나 된장 등 발효식품은 면역력을 강화해줄 뿐 아니라 살균·정장·항암 효과도 우수하다.

< 하현정 기자 happyha@joongang.co.kr >
[사진=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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