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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흡연, 엄연한 질병인데 보험적용 돼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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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22면

정신분석학의 대가 지그문트 프로이트, 그도 담배는 못 당했다. 끔찍한 애연가로 구강암과 심장병으로 고통받으면서도 금연에 성공하지 못했다. 실패할 때면 주치의에게 온갖 변명을 했다. 미국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05년 금연을 시도한 사람 가운데 불과 4~7%가 성공했다.

금연이 힘들기에 약물이 개발됐다. 그래도 대부분의 흡연자는 의지만으로 끊으려 한다. 보조제를 쓰거나 약을 먹으면 의지박약아 취급을 하기도 한다. 며칠 굶은 사람이 음식을 가져다 먹으면 의지가 약한 사람이라고 나무라는 꼴이다.

금연이 힘들면 약물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금연을 돕는 약물은 니코틴 대체제와 먹는 약, 두 종류가 있다. 니코틴을 외부에서 공급해 금단증상을 줄이면 성공률이 높아진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쓰는 대체제는 패치와 껌이 있다. 이를 적절히 쓰면 1년 금연 성공률이 15%에 이른다. 의지만으로 할 경우의 3~5배 수준이다.

약에는 부프로피온과 바레니클린이 있다. 부프로피온을 쓸 경우 금연 시작일 일주일 전부터 하루 한 알씩 복용한다. 금연을 시작한 뒤에는 7~12주 동안 아침·저녁 두 알씩 먹는다. 6개월 성공률이 20% 가까이 된다. 바레니클린은 첫 3일 동안 0.5㎎을 아침에 한 알 복용한다. 4일째부터 저녁에 하나를 추가해 하루 두 알을 복용하고, 8일째부터는 1㎎을 아침·저녁 두 알 먹는다. 6개월 성공률이 약 26%다.

일부 업체에서는 금연을 돕는다는 전자담배를 내놓고 있다. 가격은 10만~20만원 안팎이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전자담배가 효과가 있다는 임상적 증거가 없다.

흡연은 국제질병분류기호에 엄연한 질병으로 등록돼 있다. 그런데도 우리나라 건강보험에서는 금연 진료와 약물에 보험급여를 해주지 않는다. 금연 진료는 고혈압·당뇨 치료보다 비용 효과적이다. 정부에서 금연 진료에 보험급여가 가능하게 해야 한다.

서홍관 한국금연운동협의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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