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94달러 돌파 100달러 시대 오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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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국제유가 100달러 시대가 코앞에 닥쳤다. 2007년에 이어 두 번째다.

 한국석유공사는 12일 싱가포르 시장에서 거래된 두바이유 현물 가격이 하루 전보다 배럴당 2.41달러(2.62%) 오른 94.23 달러를 기록했다고 13일 밝혔다. 2008년 9월 26일 기록한 배럴당 95.76 달러 이후 2년3개월여 만에 최고 가격이다. 다른 국제원유 가격도 소폭 올랐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유(WTI) 선물은 배럴당 0.75달러 오른 91.86달러를 기록했다. 런던 석유거래소(ICE)에선 북해산 브렌트유 2월 인도분 선물이 하루 전보다 0.51달러 상승한 98.12달러에 장을 마쳤다.

 국제유가를 둘러싼 환경은 상승 요인이 더 큰 편이다. 북반구에 한파가 닥치면서 난방용 기름 소비가 크게 늘고 있다. 달러가 지속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세계 경제가 회복될 것이란 기대가 겹치면서 투기적 수요도 가세하고 있다. 여기에 북미와 유럽에서 기름 유출 등 여러 사고가 겹치면서 기름값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석유공사 구자관 해외석유동향팀장은 “1회성 요인과 계절 요인을 제외하면 현재 경제 체력에 비해 유가가 과도하게 높은 편”이라며 “계속 고공행진을 할지는 한두 달 지켜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원유값이 뛰자 경유와 등유 등 석유류 제품 가격도 급등하고 있다. 12일 기준 경유와 등유의 국제 현물거래가격은 각각 배럴당 110.2달러와 110.7달러를 기록했다. 국제 휘발유 가격도 12일 배럴당 105.26달러로 2008년 9월 2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내 주유소의 기름값은 두바이유나 WTI 등 국제원유가격보다 싱가포르 시장에서 거래되는 석유류 제품 가격에 연동된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유럽 지역에선 등유를 거의 난방용으로 쓰는데 이번 겨울 이상한파로 유럽으로 향하는 물량이 많이 늘고 있다”며 “국제가격이 오르면 국내가격도 올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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