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억 받던 박명환, 올핸 5000만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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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프로야구 LG 투수 박명환(34·사진)의 올해 연봉이 10분의 1로 줄어들었다. “돈보다 명예회복이 우선”이라는 게 박명환의 다짐이다.

 박명환은 4일 LG 구단과 지난해 5억원에서 90% 깎인 5000만원에 2011시즌 연봉 재계약을 마쳤다. 금액(4억5000만원)과 비율 모두 역대 프로야구 최대 연봉 삭감이다. 이 부문 종전 기록은 2008년 송지만(현대→히어로즈·3억8000만원)과 마해영(LG→롯데·87.5%)이 각각 갖고 있었다.

 1996년 OB(현 두산)에서 데뷔한 박명환은 2007년 자유계약(FA)선수로 두산에서 LG로 옮기면서 4년간 최대 총액 40억원의 거액을 받았다. 그러나 이적 첫해 10승을 거뒀을 뿐 어깨와 허리 부상에 시달리며 2008, 2009년에는 1승도 없이 4패만을 기록했다. 지난해 성적도 15경기에서 4승6패, 평균자책점 6.63에 그쳤다.

 LG의 새로운 연봉 산정 방식도 대폭 삭감을 불렀다. LG는 “내부 고과로 연봉을 산정하던 이전 방식을 탈피했다. ‘팀 승리 기여도’가 평가자료로 활용됐다. 연차에 상관없이 한 해 성과가 기준이 된다”고 설명했다. 고액 연봉자였던 박명환이 지난 시즌 승리에 기여한 것은 단 4경기뿐이었다.

 통산 102승(90패)을 기록 중인 박명환은 “이제는 통증이 사라졌다. 나를 믿고 기회를 준 구단에 고맙게 생각한다”며 명예회복을 다짐했다. 이어 “ 내일(5일) 사이판으로 팀 전지훈련을 떠난다. 차근차근 성실하게 준비해 어렵게 잡은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하남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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