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단배식’보다 ‘시무식’이 적절한 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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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9면

직장마다 임직원이 모여 2011년 신년을 기리는 행사를 열고 본격적인 새해 업무를 시작했다. 이러한 신년 행사를 지칭할 때 ‘단배식’이나 ‘시무식’이란 말을 많이 쓴다.

 이 가운데 ‘단배식’의 정확한 의미가 뭔지 궁금해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일본식 한자어가 아니냐고 묻는 이도 있다. 실제로 ‘단배식’이 일본식 한자어라는 자료가 있기도 하다.

 우선 ‘시무식(始務式)’은 연초에 근무를 시작할 때 행하는 의식이란 뜻이며, ‘시무(始務)’는 같은 한자어권인 중국이나 일본, 한국에서 모두 쓰이는 말로 아무 문제가 없다.

 ‘단배식(團拜式)’은 여럿이 모여 절하는 의식을 뜻한다. 중국에서는 ‘단배(團拜)’라는 말이 쓰이지만 일본에선 그 용례를 찾기 어렵다. 따라서 ‘단배식’은 일본식 한자어는 아니다.

다만 ‘단배식(團拜式)’은 여럿이 모여 절을 한다는 의미만을 가지고 있으므로 그 자체로는 신년 행사를 뜻하기에 다소 부족하다. ‘신년 단배식’이라고 해야 의미가 완전해진다.

 또 한 가지 문제는 요즘은 절을 하지 않고 거의가 대표자나 장의 신년 인사를 듣고 새해 결의를 다지는 식으로 행사가 이뤄진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내용상 ‘단배식’이란 말이 대부분 어울리지 않는다. ‘시무식’이 더욱 적절한 말이다.

 배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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