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태블릿PC 덕 … “나도 온라인 전자책 내 볼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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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한 공기업의 전산 엔지니어인 정승우(35·청주시 봉평동)씨는 틈틈이 소설을 쓴다. 자신이 쓴 장편소설 『로또 파우스트』 상권은 KT의 전자책 오픈마켓인 ‘북카페’를 통해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이하 앱)으로 만들어 올렸다. 지금까지 이 소설을 내려받은 사람은 300여 명. 요즘엔 이 소설의 하권을 쓰고 있다. 정씨는 “작품의 인지도가 높아지면 나중엔 유료로 작품을 판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가 늘면서 출판사를 거치지 않고 책을 출간하는 1인 출판인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말 문을 연 KT의 북카페에는 기존 출판사를 거치지 않고 작품을 선보인 개인이나 소규모 출판사의 수가 1만7000여 건에 이른다. 인터파크·교보문고 등 전자책 유통업체에도 이런 작품들의 수가 늘고 있다. 자유기고가로 일하던 임진숙(45)씨는 지난달 『발리홀릭, 신들의 섬에서 노닐다』(5000원)를 교보문고 전자책 장터인 ‘e북(Book)’에서 출시했다. 지난해 초 한 출판사와의 계약이 무산되면서 갖고 있던 원고를 직접 전자책으로 올린 것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8월 ‘이스토리(eStory)’라는 1인 출판사도 설립했다. 그는 “동영상이나 광고를 붙이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에 따라 1인 출판인을 겨냥한 전자책 솔루션과 유통업체들도 늘어나고 있다. 나모인터랙티브는 출판용 콘텐트를 전자책 형태로 바꿔주는 ‘나모 이북에디터’를 이달 중 베타버전으로 낼 예정이다. 한국어도비시스템즈도 올 상반기 ‘어도비 디지털 퍼블리싱 스위트’를 출시할 예정이다. 유통업계에서는 국내 최대 전자책 유통업체인 교보문고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기반의 갤럭시탭과 갤럭시S에 이어 아이폰용 앱을 지난달 선보였다. 올 1분기 중 아이패드용 앱도 출시한다.

 출판사들도 인기 작가의 신작을 종이책과 전자책으로 동시에 출간하기 시작했다. 공지영·은희경 작가의 최근 신작은 전자책으로도 나왔다. 주세훈 인터파크도서 부문 상무는 “애플의 앱 장터 아이튠즈에서 가장 많은 앱이 전자책”이라며 “현재 국내 전자책 시장이 초기 단계지만 올해 이후엔 아이패드나 갤럭시탭 등 태블릿PC가 늘어나면서 전자책 독자들이 크게 늘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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