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사태인데도 너무 안일 … 국회든 어디든 제자리 와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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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얼굴) 대통령이 30일 오전 국무회의에서 북한 연평도 공격 사태와 관련해 국무위원들을 질타했다. 첫 대상은 이미 후임자가 내정된 김태영 국방부 장관이었다. 이 대통령은 “국가 비상사태가 발생하면 전 국무위원들은 당시 위치가 국회든 어디든 상관없이 제 자리로 돌아와 상황을 점검해야 한다”며 “상황이 발생했는데 너무 안일한 생각에 빠져 있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지난 지난달 23일 북한군 포격 사실을 오후 2시40분에 보고받고도 3시35분까지 국회에 머물렀던 김 장관을 꼬집어 지적한 셈이다.

 다른 국무위원들에게도 화살이 날아갔다. 이 대통령은 “국가 위급 사태에 대한 대비가 국방부만 관계가 있고, 다른 부처는 관계없다는 (것으로) 인식돼 있는 듯하다”며 “분단된 나라에서 국방부만 안보와 관련된 것이 아니고 전 부처가 안보와 관련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세계에서 가장 호전적인 집단(북한)과 대치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연평도 포격 도발 사건이 전 국민의 안보의식을 강화하는 계기가 돼야겠지만, (그) 전에 국무위원들이 먼저 안보의식을 갖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지방자치단체장도 같은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청와대 비상근무=연평도 포격 이후 청와대가 24시간 비상근무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비서관실별로 1명씩 숙직근무자를 두고 있다. 총무비서관실은 숙직자를 위해 비서관실마다 접이식 간이침대도 지급했다고 한다. 청와대의 모든 비서관실이 24시간 비상근무체제를 가동하는 건 현 정부 들어 처음이다.

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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