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당신] OQ로 플라크 없는 대한민국을 만들자 ③·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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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아 주위에 우글대는 플라크(세균 덩어리)는 어떻게 제거할까. 가장 기본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은 칫솔질이다. 문제는 아무리 열심히 문질러도 닦이지 않는 부분이 많다는 것. 대한치과의사협회와 오랄-비가 펼치는 ‘OQ로 플라크 없는 대한민국을 만들자’ 캠페인의 세 번째 주제는 ‘올바른 칫솔질 방법’이다. 평소 칫솔질을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 치아와 잇몸 상태는 어떤지 중앙일보 독자 4명과 함께 입 속 건강을 확인해보자.

글=이주연 기자, 사진=최정동 기자

중앙일보 독자 4명, 바른 칫솔질 도전

임페리얼팰리스호텔 메디컬센터 김영훈 원장이 류영임씨에게 올바른 칫솔질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1, 2 중앙일보 독자 4명이 구강건강검진을 받고 있다 3 양치질 후 입안에 시약을 도포했더니 플라크가 제거되지 않은 부분이 붉게 염색됐다

“어머, 저는 치아관리에 관심이 많아서 칫솔질을 꽤 잘한다고 생각해 왔는데, 이건 좀 충격인데요?”

 지난 10일 오후, 서울 임페리얼팰리스호텔 메디컬센터 치과(원장 김영훈). 10분 전 양치를 마친 류영임(43)씨는 여기저기 붉게 물든 치아를 거울에 비춰보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평소 습관대로 칫솔질을 한 뒤 플라크가 제거되지 않은 부분을 염색한 결과다. 특히 치아와 치아 사이, 잇몸과 치아 경계, 깊숙이 위치한 어금니와 치아 안쪽 면이 잘 안 닦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구강검진에 참여한 이현욱(26), 정지우(26), 한순자(47)씨와 기자도 마찬가지였다. 기자도 평소보다 오랜 시간 공을 들여 열심히 칫솔질을 했으나 플라크가 닦이지 않아 당혹스러웠다.

 플라크에는 얼마나 많은 세균이 들어 있을까. 구강 내에서 눈곱만큼 표피를 채취해 위상차 현미경으로 3000배 확대했다. 애벌레처럼 생긴 세균들이 바글거리며 꼬물꼬물 춤을 추고 있었다.

 김영훈 원장은 “눈곱만한 크기에도 수억 마리의 세균을 관찰할 수 있다”며 “유산균과 같은 유익한 세균도 있으나 몇몇 운동성이 뛰어난 세균은 치주질환을 일으키기 쉽다”고 말했다. 4명의 참가자는 양치 후에도 살아남은 세균을 보고 “앞으로 이를 더 잘 닦아야겠다”고 입을 모았다.

나이 26세 독자, 잇몸나이 40~50대 진단

구강건강을 정확히 평가하고자 참가자의 OQ지수를 측정했다. OQ지수는 치아의 수와 나이를 참고로 치아의 건강상태를 수치화한 것으로, 0~100점까지 5점 단위로 표현된다. 검사 결과는 모두를 또 한번 놀라게 했다. OQ지수가 전반적으로 매우 낮게 나온 것이다. 류영임씨가 25점으로 그중 가장 높았고, 이현욱씨는 20점, 한순자씨는 10점, 정지우씨는 고작 5점밖에 안 됐다. 25점 이하라면 이미 3~5개 이상의 충치가 있어 입안에서 기능을 하는 치아 수가 적고, 잇몸질환과 각종 구강질환으로 인한 치통 발생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또 잇몸질환이 심하면 심장혈관질환이나 당뇨병이 악화될 수 있으며 임신부의 경우 조산할 수 있다. 잇몸 나이 40~50대를 진단받은 20대 이현욱씨는 “눈에 보이는 부분만 칫솔질을 하고, 어금니 하나가 흔들리고 피가 나다가 결국 빠졌는데도 치료를 받지 않을 정도로 구강건강에 무심했었다”고 말했다.

파노라마 구강 사진촬영 결과를 듣고 있다(위) 입안 표피를 채취해 현미경으로 확대하니 크고 작은 세균들이 살아 움직이고 있는 것이 보인다(아래)

 우리나라 OQ지수의 평균은 43.5점으로 그리 높지 않다. OQ지수를 개발한 연세대치과대학 예방치과학교실 김백일 교수는 “평소 구강관리에 소홀했다가 충치가 발생한 뒤에야 치과 치료에 의존해 충치 유병률이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충치가 없는 데다 과거에도 충치 치료를 받은 적이 없는 치아만이 OQ지수가 인정하는 건전치아다. 김 교수는 “한 번이라도 충치가 생겨 금속이나 레진 등으로 치료한 치아는 몇 년 뒤 다시 나빠진다”며 “평소에 관리를 잘하는 게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충치의 원인인 플라크를 효과적으로 제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중요한 것은 치아 사이와 잇몸 경계 부위를 잘 닦는 것. 김영훈 원장은 “치아와 잇몸 경계에 칫솔모를 두고 3~4㎜씩만 위아래로 짧게 움직여 진동을 주듯 닦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칫솔질을 너무 세게 하면 잇몸이 상해 시린 이가 되므로 연필쥐듯 칫솔을 잡고 진동을 가볍게 해야 한다”고 권했다. 칫솔을 치아 면에 직각으로 세워 미세한 진동을 10초간 10회 정도 짧게 하면서 연속적으로 닦는다. 오른손잡이라면 오른쪽 제일 깊은 어금니부터 시작해 앞니를 거쳐 왼쪽 어금니로 옮겨 간다. 칫솔질이 상대적으로 불편해 소홀하기 쉬운 쪽부터 한다. 왼손잡이는 반대다. 치아 안쪽 면과 어금니 깊숙한 곳은 더 꼼꼼히 닦는다.

전동칫솔·치실·치간칫솔 적절히 이용해야

잇몸이 손상된 환자라면 침착물이 잘 제거되고 잇몸 마사지 효과까지 있는 방법을 익혀보자. 칫솔모를 잇몸에 45도 각도로 대고 치아 면을 쓸어 올리거나 내리면서 닦는다. 칫솔질이 어려운 취학 전 어린이라면 이를 가볍게 다문 뒤 위아래 잇몸에 원을 그리며 부드럽게 닦아나간다. 그러나 이 방법은 치아 사이 플라크 제거가 잘 안 되는 단점이 있다. 손 움직임이 힘들다면 칫솔모가 전기 힘으로 진동하는 전동칫솔을 쓴다. 서울대치과병원 치주과 김태일 교수는 “전동칫솔을 좌우로 움직여서는 이가 적절히 닦이지 않는다”며 “치아를 하나 하나씩 닦는다는 느낌으로 치아마다 칫솔모를 갖다대었다 떼며 움직이는 게 좋다”고 했다.

 그러나 치아는 곡선의 입체구조인 데다 틈새가 많아 칫솔질만으로 플라크를 완벽하게 제거할 수 없다. 김백일 교수는 “최소한 하루 한 번 이상은 치실과 치간 칫솔을 사용해 치아 사이 플라크를 제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혀도 전용클리너나 칫솔 또는 플라스틱 숟가락으로 닦아줘야 입 냄새를 예방한다”고 말했다. 치아 사이가 좁다면 치실을 30~60㎝로 잘라 손가락에 감고 가운데 3~4㎝를 남겨 치아 사이에서 위아래로 5회 정도 움직인다. 치간 칫솔은 이쑤시개처럼 치아 사이에 수직으로 넣었다 뺐다 하면 된다. 이쑤시개는 음식물 덩어리만 제거하지만 치간 치솔은 세균까지 닦아내 충치와 풍치를 예방한다. 김태일 교수는 “입 속 건강은 눈에 잘 띄지 않기 때문에 놓치기 쉽다”며 “거울로 입안을 자주 들여다보고 6개월마다 정기 구강검진과 스케일링을 받아야 한다”고 권했다.

치아건강, OQ지수 높이는 생활수칙

● 칫솔의 머리 크기는 손가락 한 마디 길이를 넘지 않는다

● 칫솔은 3개월에 한 번씩 새것으로 교체한다

● 이를 닦을 때는 플라크가 잘 끼는 치아와 잇몸 경계 부위를 잘 닦는다

● 잇몸 건강을 위해 치실과 치간 칫솔로 치아 사이 플라크를 제거한다

● 칫솔질 후 혀도 반드시 닦아 입 냄새를 방지한다

● 하루 3번 식후 3분 내 3분간 칫솔질하는 습관을 생활화한다

● 거울로 입안을 자주 들여다보고 6개월마다 정기 구강검진과 스케일링을 받는다

● 인터넷(www.OQcampaign.co.kr)에서 OQ지수를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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