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프로폴리스사이언스포럼, 어떤 발표 나왔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10면

[일러스트=강일구]

벌집에서 추출하는 ‘프로폴리스(Propolis)’는 벌이 안겨준 천연항생제다. 벌은 프로폴리스를 벌집을 만드는 접착제로 사용한다. 나무에서 채집한 수액에 벌의 타액을 섞어 만든다. 프로폴리스의 항산화·면역증강 효과는 이미 오래 전에 입증됐다. 이를 활용해 건강기능식품·화장품·치약·비누 등 다양한 상품으로 거듭나고 있다. 최근엔 프로폴리스의 새로운 약리효과가 추가로 확인되고 있다. 세계프로롤리스사이언스포럼(WSPF)은 지난 6일 부산 벡스코에서 ‘제3회 세계 프로폴리스 사이언스 포럼’을 개최했다. ‘프로폴리스의 과학적 접근’을 주제로 열린 이 포럼에선 프로폴리스가 암은 물론 후천성 면역결핍 바이러스(HIV)를 억제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벌집의 50%가 프로폴리스다. 원료는 벌집에 열을 가해 알코올로 추출해 얻는다. 프로폴리스는 약 150가지 화합물과 22가지 미네랄이 함유된 복합물질. 벌이 수액을 채집하는 나무의 종류에 따라 성분에 차이가 있다.

 프로폴리스의 기능은 크게 항염·항산화·면역증강 세 가지다. 세계프로폴리스사이언스포럼 이승완 회장은 “프로폴리스의 케르세친과 큐마린 등 성분은 염증 완화 효과가 있다”며 “유해산소를 제거하는 후라보노이드 성분은 천연물 중에서 가장 많다”고 말했다. 아테필린-C, 카페인산 등 성분은 면역력에 도움을 준다.

 2000년대 중반부터 매년 100여 편의 프로폴리스 학술논문들이 발표되고 있다. 이번 국제 포럼에선 국내 연구진이 항암효과에 대해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단국대 의대 이비인후과 이정구 교수는 ‘프로폴리스와 광감작제 복합 레이저 치료가 두경부 암세포에 미치는 효과’를 소개했다. ‘광감작제’는 빛과 산소를 접하면 특정 작용을 하는 물질이다. 인체에 투입한 후 레이저광선을 쏘면 체내 산소와 결합해 세포파괴물질을 발생해 암 등 치료에 이용된다.

 이 교수팀의 연구 결과 프로폴리스에 광감작제를 혼합해 레이저를 쏘면 암세포 억제 효과가 큰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두경부 암세포를 수용성 프로폴리스 치료군, 광감작제 레이저 치료군, 복합 치료군(수용성 프로폴리스+광감작제 레이저)으로 나눠 암세포의 변화를 관찰했다. 레이저광선의 파장은 660nm였다. 그 결과 수용성 프로폴리스와 광감작제 치료군의 암세포를 각각 20%, 34% 억제했다. 이정구 교수는 “하지만 복합치료군에선 암세포를 76% 억제해 효과가 가장 우수했다”고 밝혔다.

 프로폴리스가 에이즈를 일으키는 원인 바이러스인 HIV와 전립선암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프로폴리스 세계 석학인 브라질 캄피나스주립대 박영근 석좌교수는 ‘프로폴리스의 항HIV 활성 비교 전립선암 세포 증식 억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박 교수는 브라질 남부, 남동부, 중서부, 북동부, 북부에 서식하는 꿀벌에서 600개의 프로폴리스 샘플을 채취했다. 이후 다시 추출 과정을 거쳐 13개 군으로 분류하고 항HIV 효과를 관찰했다.

 박 교수는 “브라질 남부지방에서 채취한 프로폴리스의 HIV 억제 효과가 50%로 가장 우수했다”고 설명했다.

 프로폴리스가 전립선암세포에 미치는 영향도 평가했다. 그 결과 암세포 분열 조절 단백질을 억제해 성장을 억제하는 것으로 관찰됐다.

황운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