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건설 압수수색 파장

조인스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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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중수부가 5일 롯데그룹과 함께 계열사인 롯데건설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습니다.

이날 오전 롯데건설 직원들은 중수부 직원 10여명이 서류를 챙겨가는 동안 일손을 놓고 넋이 나간 모습이었습니다.

롯데건설은 롯데백화점·롯데제과 등 그룹내 대표하는 기업도 많은데 유독 계열사 중 자사만 압수수색 대상이 됐다는 점에서 적잖은 충격에 빠져 있습니다.

특히 올해 매출 2조원 달성이라는 ‘집안 경사’를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터진 일이라 자칫 전 임직원들의 공이 빛을 바라지 않을까 걱정하는 모습도 엿보입니다.

하지만 건설회사는 자금관리가 투명하지 못하고 비자금 조성이 쉽다는 업계 통념상 롯데건설에 대한 이번 수사는 이미 예고된 일이나 다름없습니다.

실제 롯데건설은 롯데그룹에 대한 대선자금 수사가 시작되면서 줄곧 검찰의 표적이 돼 왔습니다. 최근까지 롯데건설의 직원들이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조사를 받았습니다.

롯데그룹을 대표하는 유통이나 제과 등은 현금장사를 하는 소매업종이어서 대선자금을 조성했다면 건설이 가장 유력할 것이라는 게 검찰의 생각인 것 같습니다.

롯데건설은 대선자금과 관련해서는 조사를 해도 별로 나올 게 없다는 입장입니다. 그룹 자체가 워낙 ‘짠돌이’회사로 알려져 있어 정치권에 돈을 퍼다 준 사실이 없다는 것이죠. 물론 이 부분에 대해서는 검찰이 수사를 해보면 알겠지요.

롯데측은 그보다는 사용처가 뚜렷치 않은 다른 비자금 때문에 걱정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건설회사의 경우 재건축 수주 때 쓴 막대한 홍보비를 제대로 계상하지 않았을 수도 있고, 각종 인허가 등에 들어가는 ‘뒷돈’ 등 밝히기 어려운 자금이 많다는 것은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입니다.

롯데는 그동안 강남권 재건축 수주에서 매우 공격적으로 나섰습니다.

이번 일로 다른 건설업계도 긴장하고 있습니다. 다른 그룹 계열 건설사에도 불통이 튈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또한 최근들어 신규 분양시장이 침체되고, 이명박 서울시장은 도개공 아파트의 원가를 공개하겠다고 선포하는 등 대내외적인 악재가 겹쳐 있어 시장 전체를 죽일 수 있다는 걱정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대선자금에 쓰인 비자금 조성이 이번 조사의 핵심이라 큰 걱정은 없겠지만 분양가나 사업수익률 등 건설회사의 민감한 부분까지 다 공개가 될 경우 다른 회사에도 타격이 오지 않겠느냐”며 “건설사 입장에서는 `설상가상`이라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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