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 기지개…소형이 주도

조인스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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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이후 꽁꽁 얼어붙었던 주택시장에 온기가 돈다.

가격 하락폭은 줄고, 거래량은 증가세다. 지역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미분양 소진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오피스텔 등의 신규 분양시장도 투자자들로 북적인다.

특히 소형 상품의 회복세가 뚜렷하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들 현상은 주택시장 바닥 다지기의 전형적인 시그널”이라고 입을 모은다.

중소형이 시장 활성화 주도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9월 전국 아파트 거래 건수(신고 기준)는 3만3685건에 달했다. 이는 8월(3만1007건)보다 8.6% 증가한 것이다. 최근 5개월 만에 최고치다.

서울과 수도권 역시 각각 5.5%, 11.5% 늘었다. 지난 8월 2123건에 그쳤던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9월 2248건으로, 8091건이던 수도권은 9022건으로 증가했다.

통상 부동산시장에서 거래량은 향후 경기를 가늠할 수 있는 선행지표로 꼽힌다. 지금까지 주택 거래가 늘면 가격도 오르는 동조화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거래가 늘면서 집값도 중소형을 중심으로 상승세로 반전됐다. 특히 국내 주택시장의 선도지역으로 꼽히는 서울 강남권 중소형의 가격오름세가 뚜렷하다. 대치동 은마아파트 77㎡(이하 전용면적)는 8월 8억9000만원에서 9월 9억700만원으로 올랐다.

서울 용산구 등 전세 매물이 부족한 강북권 중소형 아파트도 지난달 대부분 급매물 시세가 1000만~3000만원씩 뛰었다.

용산구 효창동 파크푸르지오공인 관계자는 "전세 수요가 일부 소형아파트 매매수요로 전환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풀이했다.

중소형 집값이 오르면서 전체 집값 하락률도 일단 진정세로 접어든 분위기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달 0.3% 하락해, 8월(0.5%)보다 낙폭이 줄었다. 수도권도 7월 이후 3개월 연속 낙폭이 둔화됐다.

신규 분양시장도 원기를 점차 기운을 되찾아 가는 분위기다. 최근 수원 STX, 남양주 별내 우미린, 부산 정관 동일스위 등의 견본주택에는 주말에만 하루 수천명이 몰리며 북새통을 이뤘다.

이들 단지의 특징은 중소형 비율이 중대형보다 높다는 점이다.

아파트 전셋값이 치솟으면서 대체 주거공간인 오피스텔 인기도 연일 상한가를 치고 있다. 서희건설이 10월 12일 서울 역삼동에서 분양한 서희스타힐스의 경우 234실 모집에 1245명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이 오피스텔은 분양면적 기준 50~69㎡ 341실로 모두 중소형으로 구성돼 있는 게 특징이다.

미분양 물량은 감소세가 뚜렷하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8월 말 서울·수도권의 미분양 주택은 10만3981가구로 7월(10만6464가구)에 비해 2483가구 줄어들며 3개월째 감소세를 나타냈다.

▲ 9월 들어 부동산시장 회복세가 완연하다. 전셋값 급등 여파로 집값 하락세가 주춤해졌고, 거래도 늘었다. 오피스텔 등의 신규 분양시장도 투자자들의 발길로 북새통이다. 이에 따라 부동산시장이 바닥을 치고 본격적인 회복세로 돌아섰다는 분석이 쏟아지고 있다. 사진은 최근 분양한 한 오피스텔 분양사무실에 투자자들이 상담을 받고 있는 모습이다.

전셋값 급등 영향, U자형 회복 전망

최근 주택시장에 온기가 도는 것은 정부의 8·29부동산 대책과 전셋값 상승세가 맞물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전셋값이 2년 전에 비해크게 오른데다 물건마저 품귀현상을 빚자 전세 대기 수요 일부가 매매로 돌아서면서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는 것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전셋값이 2000만~3000만원씩 오르고 전세 물건도 귀해지자 돈을 보태 아예 내집을 사려는 수요가 나타나고 있다”며 “최근 총부채상환비율 완화 조치는 여기에 기름을 끼얹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주택시장이 장기적으로 ‘U’자형의 회복세 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수도권 주택시장이 연말까지 바닥 다지기 국면을 이어간 뒤 내년부터 상승세로 전환할 것이란 얘기다. 주택시장에 수급 불균형이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분양시장 침체가 지속되면서 건설사들이 1~2년전부터 분양 물량을 줄였다”며“이 여파가 지금부터 주택시장에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피스텔 등 소형 상품 노릴만

유망 투자상품으로는 소형 오피스텔 등이 꼽힌다. 수도권에 소형 입주물량이 줄면서 당분간 소형 오피스텔이 대체 주거공간으로 각광을 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1~2인 가구 증가 등으로 소형 주택을 찾는 수요가 늘지만 올해 수도권 신규입주 물량의 70%가량은 전용면적 85㎡ 초과 중대형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임대 회전율 측면에서 특히 전용면적 60㎡ 이하 소형 오피스텔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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