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오피스텔 아파트 닮아가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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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4면

오피스텔이 소형 주택 대체상품으로 인기를 끌면서 주거편의성을 크게 높인 상품이 속속 선보이고 있다. 아파트를 닮아가는 것이다. 지난해 8월 준주택 개념이 도입됨에 따라 전용 85㎡ 이하의 오피스텔은 바닥 난방이 허용되고 욕실도 설치할 수 있게 된 후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요즘 오피스텔의 주거기능이 강화되면서 생활에 필요한 각종 가구·가전제품 등을 모두 갖춘 오피스텔이 늘고 있다. 사진은 TV·세탁기 등을 갖춘 서울 강남역 서희스타힐스 오피스텔 내부.

한국건설산업연구원 허윤경 연구위원은 “소형 주택 수요가 늘어나면서 아파트보다 가격이 싼 오피스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이라며 “오피스텔이 소형 주택을 대신할 수 있는 상품으로 자리매김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가장 큰 특징은 주택 기능이 훨씬 좋아진 것이다. 소형 오피스텔일수록 부족한 수납공간을 보완하기 위해 여러 가지 기능을 통합한 ‘풀퍼니시드(full-furnished) 시스템’이 도입된다. 생활에 필요한 가구나 가전제품 등을 수납형(built-in)으로 제공함으로써 공간 활용도를 높이는 것이다. 서희건설이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공급 중인 강남역 서희스타힐스는 세탁기·에어컨은 물론 벽걸이 TV·의류건조기·테이블 등이 갖춰진다. 현대산업개발도 서초동에 짓는 강남역 아이파크에 수납형 세탁기·냉장고·비데 등을 설치한다.

다양한 상품으로 선택의 폭이 넓어진 것은 새로운 현상이다. 대우건설이 중구 신당동에 짓는 맥스타일은 크기(전용 34~47㎡)는 비슷하지만 10가지 유형이 있다. 강남역 아이파크는 전용면적이 24~29㎡로 큰 차이가 없지만 15가지 평면을 선보인다. 현대산업개발 배치성 부장은 “그간 오피스텔은 주로 임대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지만 소형주택 수요가 늘어나면서 실수요도 적지 않아 평면을 늘려 수요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폭을 넓혔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이 경기도 성남시 분당신도시 정자동에 짓는 오피스텔에는 최상층 2개 층(29~30층)에 펜트하우스도 생긴다. 에이엠플레이스자산개발이 구로구 구로동에 공급하는 와이즈플레이스는 꼭대기층(19층)에 6실의 펜트하우스가 마련된다. 대우건설 건축민간개발사업팀 황덕순 팀장은 “아파트 분양 때 펜트하우스 청약경쟁률이 높다는 점에 착안해 만들기로 했다”며 “고급 주택수요를 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입주민들을 위한 커뮤니티 시설이 확충되는 것은 또 다른 특징이다. 하나종합개발이 구로구 구로동에 공급한 하나세인스톤Ⅱ는 계단식 하늘공원·쌈지공원·손님맞이공간 등이 조성된다. 대우건설이 정자동에 짓는 오피스텔은 단지 안에 피트니스센터, 골프연습장, 사우나 등 아파트단지 못지않은 커뮤니티 시설이 갖춰진다. 한미파슨스가 관악구 봉천동에 공급하는 마에스트로는 피트니스센터와 옥상 정원이 조성된다.

하지만 이런 오피스텔은 일반 오피스텔보다 관리비가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커뮤니티 시설이 많아질수록 부담하는 관리비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J&K부동산투자연구소 권순형 소장은 “커뮤니티 등의 시설을 갖춘 단지는 시설 조성비 등을 이유로 분양가가 비싼 경우가 많다”며 “주변보다 임대수익률이 낮을 수 있으므로 수익률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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