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 신임 외교통상부 장관은 8일 “외교부 내 평가팀을 새로 만들고, 고위공직자·외교관 자녀들은 특별관리해서 한 번 더 스크린하겠다”며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공정한 인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외교부가 채용의 전문가들이 아닌 상태에서 너무 많은 인원을 (특채로) 뽑아 감당이 안 됐다”며 “채용은 채용 전문가들이 하고 외교부는 채용된 사람을 교육시켜 쓰는 시스템으로 가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또 “공관장도 경쟁시스템으로 가야 한다”며 “감사 담당 대사를 별도로 만들어 공관장들도 3년에 한 번은 직접 평가·감사를 받도록 하고 못하는 사람은 1년이 안 돼도 들어와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비 외무고시) 경로로 들어온 유능한 대통령 스페인어 통역 6급 직원이 15년이 지났어도 5급이 안 됐더라”며 “한 조직에서 차별이 있으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 장관은 이에 앞서 직원들에게 배포한 취임사에서 “인사위원회의 기능을 획기적으로 강화해 공정하고 투명한 심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와 함께 “현재의 외무고시 제도를 근본적으로 바꿔 외교아카데미를 통해 21세기 전략적 사고가 가능한 외교관을 선발할 수 있도록 해나가겠다”며 외교아카데미 추진 방침을 분명히 했다.
김 장관이 밝힌 인사위원회 기능 강화 방안의 골자는 국장급 이하가 참여하는 별도의 인사위원회 설치가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고 외교부 관계자가 전했다. 지금까지는 1차관이 주재하는 소수 고위급의 인사위원회가 공관장부터 사무관까지 모든 인사를 결정해왔다. 또 인사위원회에서 결정된 내용을 통보만 하던 방식을 바꿔 일반 직원의 재심 청구가 가능하도록 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인사쇄신안을 다음 주 초 발표할 예정이지만, 김 장관이 “각계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밝힘으로써 좀 더 시간이 걸릴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 장관은 이날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은 뒤 외교부 청사에서 따로 취임식을 열지 않고 직원들과 다과회를 겸한 상견례 자리를 가졌다. 이 대통령은 임명장을 수여하며 김 장관에게 “외교부가 외교 역량을 더 강화하고 전문성도 더 길러야 할 것이다. 외교부가 적극적으로 변화를 추구하고 장관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기 바란다”고 말했다고 청와대 측은 밝혔다. 이에 앞서 국회 외교통상통일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어 김성환 외교부 장관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전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