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세 교황 호흡장애로 입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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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요한 바오로 2세(84.사진)가 감기로 인한 호흡곤란으로 1일 밤 11시(현지시간) 긴급 입원했다. 교황청은 "교황이 지난달 30일부터 감기에 걸려 목이 붓고 기침이 계속되다가 호흡이 곤란해지는 후두염.후두경련 증상을 보여 급히 게멜리 병원으로 옮겼다"고 발표했다.

교황청은 교황의 일반 강론을 비롯해 1일부터 수일 내의 모든 공식 행사를 취소했다. 교황의 일정이 취소된 것은 2003년 9월 장염으로 순례객 축복 행사를 취소한 이후 1년4개월여 만이다.

그러나 교황청 관계자는 "교황의 건강상태가 '정상범위' 내에 있다"고 발표했다. 교황이 입원한 것은 '예방 차원'이었다고 강조했다. 교황이 입원한 로마가톨릭대학 부속병원인 게멜리 병원은 1981년 교황이 저격됐을 당시에도 입원했던 곳으로, 교황은 이곳에서 몇 차례 수술을 받은 바 있다.

최근 이탈리아 전역에 혹한이 몰아닥치면서 독감이 유행하고 있다. 인구의 1%가 감기 증상을 보이고 있으며 이탈리아 정부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독감 백신 주사 맞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교황이 백신 주사를 맞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교황은 파킨슨병, 만성적인 무릎 질환 등을 앓으며 말과 걸음걸이가 불편한 상태에서도 행사에 참석하며 바쁜 일정을 소화해왔다. 그러다 지난달 30일 평화의 비둘기 날리기 행사에 참석한 뒤 감기 증상을 보였다.

2003년 한때 중병설이 나돌았으며 이후 건강이 매우 안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교황은 27년째 재임 중이다. 역대 세 번째 장기 재임 기록이다.

런던=오병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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