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잡은 경기도 노사정, 2억달러 넘게 투자 끌어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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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노.사.정으로 이뤄진 외국 첨단기업 유치단이 12일부터 22일까지 프랑스 파스퇴르연구소, BOC 등 유럽지역 7개 기업 및 연구소에서 2억여달러의 투자를 이끌어냈다.

또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등 9개 업체와 4억5000만달러 상당의 투자협상을 진행키로 합의했다.

유치단에는 손학규 경기도지사 등 경기도 관계자와 이화수 한국노총 경기도본부 의장, 정연국 현대.기아차 이사를 포함한 국내 14개 기업 관계자가 참여했다.

이번 유치단은 한국 기업이 갖고 있지 않은 원천기술을 보유한 제약.정보기술(IT).기계산업 분야의 첨단기업만을 대상으로 유치활동을 벌였다. 그 결과 12개 생산시설 이외에 5개 연구개발(R&D)센터를 유치하거나 유치 협상을 진행키로 합의했다.

이로 인해 투자가 확정된 7개 업체가 직.간접적으로 2500여명의 일자리를 새로 만들어낼 것으로 예상된다. 또 협상이 진행 중인 9개 업체가 들어오면 총 고용효과는 9000여명에 달할 전망이다.

유치단은 세계 2위의 산업용 가스 제조회사인 영국의 BOC그룹과 1억7000만달러를 투자해 반도체용 가스 제조 시설을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독일의 머크사와는 1000만달러를 들여 평택 포승공단 내 5000평의 부지에 TFT-LCD 액정 제조 시설을 세우기로 하고 투자양해각서를 교환했다.

세계적인 생명공학 연구기관인 프랑스 파스퇴르연구소는 한국 분소를 판교에 설립하기로 했고, 볼보사는 볼보트럭의 기술센터를 화성 동탄지역에 설립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밖에 반도체 시스템 및 솔루션 제조업체인 독일 센트로섬, 기판도금회사인 프랑스 토탈, 자동차 및 전자제품 커넥터 제조사인 프랑스 FCI(아레바) 등으로부터도 투자 약속을 받아냈다.

유치단은 백신 생산업체인 벨기에 글락소스미스클라인, 무선통신기기 시스템 생산업체인 스웨덴 에릭슨, 제약회사인 프랑스 아스트로제니카 등과도 연구 및 생산시설 설립을 위한 협상을 계속하기로 했다. 이와는 별도로 유치단은 프랑스 유통업체인 까르푸를 통해 경기도 내 업체와 농민이 생산한 400만달러 상당의 배와 김치 등 농산물을 수출키로 했다.

손학규 지사는 "경기도 노동계를 대표하는 이화수 의장이 유치단에 참여해 설득에 발벗고 나선 것이 한국의 불안한 노사관계 때문에 투자를 망설였던 유럽 기업인들의 마음을 돌리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원천기술을 가진 업체를 유치한 것이 큰 의미가 있다"며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국내 기업으로의 기술이전을 유도함으로써 생산성 향상과 벤처 활성화를 촉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리.슈투트가르트.브뤼셀=김기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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