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신입사원 이탈 막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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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을 하러 가정집을 방문했다가 개에게 물렸다.집 마루 밑에는 벌레나 뱀이 적지 않다."

일본의 대표적인 방제회사인 아산테는 채용설명회 에서 이 같은 직장생활의 어려움을 구직자들에게 알린다. 일을 하려는 의지가 강한 사람만 뽑겠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이 회사의 신입사원 이직률은 과거 30~40%에서 최근 10%대로 뚝 떨어졌다. LG경제연구원은 20일 신입사원 이직률을 낮추는 방안을 제시한 '신입사원 이직을 막아라'라는 보고서를 내놨다.

이 연구원의 황인경 선임연구원은 "신입사원의 30% 가량이 입사 1년도 안돼 회사를 떠나고 고학력자일수록 퇴사율이 높은 편"이라며 "신입사원이 퇴사하면 ▶채용 및 교육 비용 ▶업무 차질에 따른 기회비용 등을 포함해 해당 인력의 1년 연봉 정도를 손해본다는 분석도 있다"고 말했다.

◆업무내용을 명확하게 알려라 = 입사 초기에 그만두는 것은 실제 업무나 근무환경이 당초의 기대와 다르기 때문이다. '1일 인턴십' 제도를 활용해 예비 입사자들이 실제 업무를 경험할 수 있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 중의 하나다. 특히 취업난에 몰려 하향지원하는 석.박사급 고학력자들을 잘 관리해야한다.

◆좋은 이미지를 줘라 = 입사 초기 3주일 안에 회사에 대한 인상이 결정된다. LG경제연구원은 ▶가족에 대한 배려▶신입사원을 직접 챙기는 최고경영자(CEO)의 관심 등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황 선임연구원은 "배우자.부모.형제 등 가족의 말 한마디가 신입사원의 조직생활에 큰 도움이 된다"고 지적했다.

◆경력 개발 지도를 제시하라 = 일본 소프트웨어 회사인 NEC소프트는 14개 직무별로 전문인재 양성코스를 마련했다. 신입사원에게 자신의 경력을 관리할 수 있는 경로를 알려줘 업무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평생직장의 개념이 퇴색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자신의 몸값을 얼마나 높일 수 있을지가 신입사원들의 관심사이다.

◆멘토링을 적극 활용해야 = 인텔은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하는 멘토링 제도인 '버디'(Buddy)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친구.동료를 뜻하는 버디로 선발된 직원은 신입사원을 데리고 다니며 기존 구성원과 어울릴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든다. 상사의 업무 스타일에서 조직 내의 인간 관계까지 신입사원에게 가르친다. 인텔은 이 프로그램으로 신입사원의 불안감을 최소화해 조직 적응력을 높이고 있다고 이 보고서는 분석했다.

서경호 기자

*** 한명 채용비용 96만원

기업이 사원 1명을 채용하는데 평균 96만원의 비용이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취업포털 인크루트에 따르면 상장.등록사 56곳은 지난해 3659명을 채용하는데 모두 35억1800만원을 썼다. 1명당 평균비용은 96만1000원이다. 이 비용에는 채용광고부터 전형.오리엔테이션 등에 들인 돈이 모두 포함됐지만 채용 후의 교육이나 연수비는 제외됐다. 업종별 채용비용은 건설이 사원 1인당 177만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소규모 수시채용을 많이 하는 정보기술(IT)업종이 39만원으로 가장 적었다.

*** 사진 너무 튀어도 감점

입사지원서에 너무 튀는 사진을 붙이면 감점요인이 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취업 포털 스카우트 측은 최근 입사지원서에 디지털카메라로 촬영한 뒤 포토샵 등으로 얼굴 색을 최대한 밝게 만드는 '성형'을 한 일명 '뽀샤시 사진' 등 튀는 사진을 사용하는 지원자들이 적지 않았다고 20일 밝혔다. 스카우트가 지난해 10월 기업 인사담당자 24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입사지원서 사진과 실제얼굴이 크게 다르면 점수를 깎거나 탈락시킨다는 대답이 47%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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