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치앙마이치앙라이]코끼리 타고 "정글 가보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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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사람들은 '치앙마이를 보지 않고 태국을 보았다고 하지 말라'고 한다. 태국 북부의 치앙마이와 치앙라이는 자연이 아름답고 남부에 비해 기후도 쾌적해 관광지로 이름이 높다. 이 지역이 한국인에게 알려진 것은 골프와 원시 고산족 때문이다. 지난해 태국을 방문한 한국 관광객 8만여명 가운데 80%는 골프가 주된 여행목적이었다. 태국 제2의 도시 치앙마이는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의 고향이기도 하다. 또한 이 지역에는 원시생활을 하는 12개 고산족의 마을 1천여개가 있다. 이 가운데 라후족은 1천3백년 전 고구려 유민의 후예인 것 같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우리의 관심을 끌었다.

밀림 헤치며 원시자연 즐겨

세계인을 불러들이는 치앙마이·치앙라이의 으뜸 레저는 골프가 아니라 오지를 순례하며 고산족을 만나는 트레킹이다. 한해 1백만명의 관광객이 트레킹을 즐기러 이곳을 찾는다.

밀림을 걷다가 폭포를 만나면 수영도 하고 코끼리를 타고 가다 대나무를 엮어 만든 뗏목에 몸을 맡기며 래프팅도 즐긴다. 고산족과 어울려 잠을 자고 그들 스타일의 식사도 한다. 뜻만 맞으면 새끼 통돼지 바비큐도 즐길 수 있다. 그야말로 원시 자연과 야성에 심신을 흠뻑 적셨다 오는 일정이다.

트레킹은 전문여행사를 찾아야 한다. 여행사는 서울 동대문에 해당하는 치앙마이 타패문거리에 많다. 숙박업소에 부탁해도 연결해 준다. 현지 여행사와 직접 계약하면 트레킹 경비를 줄일 수 있다. 가격은 6∼8인 기준으로 1인당 1천6백 바트(1박2일·약 4만8천원)∼2천2백 바트(3박4일·약 6만6천원).

팀원은 8명이 적당하다. 안내원 2∼3명이 함께 간다. 서양사람이 다수인 다국적 탐험대이므로 진행은 영어로 한다. 치앙마이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매탱 2박3일 트레킹은 다음과 같이 진행된다.

▷첫날:시내에서 버스로 2시간30분 정도 이동해 장을 본다. 매탱폭포까지 걸어서 1시간거리다. 점심식사를 마친 후 3시간을 걸어 대나무산을 넘어 카렌족 마을에서 잔다.

▷둘째날:3시간을 걸어 코끼리 공원에서 관광을 즐긴다. 점심을 먹은 후 코끼리(1시간)와 대나무 뗏목(1시간 반)을 번갈아 타고 리수족이나 라후족 마을에 도착해 숙박한다.

▷셋째날:매탱폭포까지 지름길로 돌아와 도보로 1시간 걸은 후 성태우(트럭을 개조한 승용차)를 타고 치앙마이시에 도착한다.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매탱코스는 원시적인 맛을 상당히 잃었다고 한다. 그래서 최근에는 치앙마이 남부의 매챔에 있는 도이 인타논이나 치앙마이보다 더 북쪽에 있는 도이 치앙다오 코스를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더 원시적인 곳을 누비는 트레킹을 원한다면 치앙라이로 가는 편이 좋다. 치앙라이는 치앙마이에서 북쪽으로 약 3시간40분 거리(버스)에 있으며 미얀마와 국경을 접하고 있다. 치앙라이에는 소설 '치앙마이'의 작가 김병호 박사가 살고있다. 그가 추천하는 2박3일 코스는 다음과 같다.

▷첫날:치앙라이시를 출발해 승용차로 30분 달리면 폭포산(1천2백m) 입구에 도착한다. 3시간을 걸어 등정한 후 점심을 먹고 폭포산 정상에서 반 팡콘까지는 걸어서 1시간이면 하산한다. 그리고 아카족이나 야오족 마을에서 숙박을 해결한다.

▷둘째날:호이케오 폭포까지는 걸어서 5시간이 걸린다. 점심을 먹고 1시간 걸어 호이케오 마을에 도착한 후 라후족 마을에서 잔다.

▷셋째날:도보로 2시간 거리에 있는 유황온천에서 온천욕을 즐긴 후 점심을 먹는다. 코끼리를 타고 1시간30분 동안 콕강을 횡단한다. 대나무 뗏목을 이용하면 3시간 후 치앙라이시에 도착한다. 트레킹을 전후해 한나절쯤 짬을 낼 수 있다면 치앙마이에서는 도이수텝 사원, 치앙라이에서는 골든 트라이앵글을 들러 볼 만하다.

고산족 마을서 원주민과 숙식

치앙마이의 1천2백50개 불교사원 중 가장 유명한 것은 도이수텝 사원이다. 해발 1천53m 산의 정상에 자리잡은 사원에서 내려다보는 치앙마이 평원과 시내의 조망이 일품이다.

도이수텝에서 성태우를 타고 10㎞ 더 가면 몽족 마을이 있다. 관광용 마을이지만 아쉬운 대로 고산족의 문화를 엿볼 수 있다.

마약왕 쿤사의 주무대였던 골든 트라이앵글에 가면 이제 쿤사나 마약은 없고 마약박물관만 남았다. 태국 쪽에서 배를 타고 약1시간 동안 메콩강을 따라 미얀마와 라오스 국경을 넘나들며 3개국 땅을 밟아 보는 이색체험도 가능하다.

치앙마이(태국)=이택희 기자

hahnon@joongang.co.kr

여행쪽지

▷태국 화폐:1바트=30원. 치앙마이의 물가는 서울의 30% 수준. 현지인 한끼 밥값은 25∼50바트. 한국식당 소주 1병에 2백50바트.

▷항공편:21일부터 내년 2월 초까지 치앙마이에 대한항공과 타이항공, 치앙라이에 아시아나항공 직항 전세기가 취항한다.

▷문의:태국관광청 서울사무소(02-779-5417∼8/www.tatsel.or.kr)-치앙마이사무소(66-53-248-604,607), 대일항공여행사(02-757-0021), 치앙마이 한국여행사(66-53-212-586), 치앙라이 김병호 박사(66-1-672-7868/myhome.shinbiro.com/∼chiang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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