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기 나름… 잡동사니도 멋진 장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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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가 한달도 채 남지 않았다. 아직 크리스마스 분위기는 무르익지 않았지만 우리집을 내손으로 직접 꾸미려면 지금이 슬슬 시작할 때다. 초보들도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장식법을 전문가들에게 들어봤다. 올해 유명 호텔과 백화점을 장식한 전문가들은 돈을 들이지 않고도 얼마든지 고급스런 크리스마스 장식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거창하게 생각하지 마라

전문가들은 크리스마스 장식을 거창하게 생각하지 마라고 입을 모은다. 아빠 키를 훌쩍 뛰어넘는 커다란 트리를 사거나, 화려한 크리스마스 소품을 준비하지 않아도 훌륭한 장식을 할 수 있다는 말이다. 대신 주변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걸 이용하라고 조언한다.

인터컨티넨탈 호텔 장식을 위해 내한했던 뉴질랜드 플로리스트 모리스 오거스트는 "천장이 낮은 아파트에는 키 큰 크리스마스 트리가 잘 어울리지 않는다"면서 "트리 대신 리스(화환) 같은 작은 장식품으로 분위기를 살리는 게 좋다"고 말했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처음 눈에 띄는 방의 문 앞에 리스를 걸고, 거실 한 중앙에는 낮은 테이블을 놓고 그위에 크리스마스 장식품 하나를 놓는 식이다.

플라워숍 제인패커의 민세안씨는 "작은 포인세티아 화분을 현관이나 신발장 위에 장식해보라"고 권유했다. 또 "초보자일수록 단순하게 꾸미는 게 실패를 피하는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폐품을 활용하라

현대백화점 장식을 위해 내한한 재미 플로리스트 케빈 리는 "특별한 재료보다 사연있는 잡동사니를 써라"면서 "등산갔다 주워온 솔방울, 몇년 동안 창고에 박혀 있는 녹슨 석유 버너, 작아져버린 손뜨개 모자 등을 조금만 손봐도 훌륭한 크리스마스 소품으로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녹슨 석유 버너에 금색 스프레이를 뿌려 응접세트 위에 두거나, 아이의 방울모자를 아이방 문에 달고, 낡은 스키장갑에 실을 묶어 현관에 달아둬도 이색적인 분위기를 낼 수 있다.

화병은 연말에 가장 잘 어울리는 품목. 고급스런 화병보다 버려진 화병을 구해 직접 스프레이 페인트로 색을 입힌다. 화병 디자인이 밋밋하면 산타 마스코트나 작은 방울 등을 붙여 포인트를 주면 좋다. 트리에 걸어놓은 리본에 화려한 큐빅 브로치를 달면 크리스마스 분위기와 잘 맞는다.

#색의 조화가 중요하다

소품 하나하나도 중요하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는 색이 좌우한다. 연말에 어울리는 색은 역시 빨강이다. 특히 올해는 월드컵의 레드 열풍과 맞물려 빨간색의 인기가 높다. 하지만 집이 단순하고 현대적인 느낌이라면 파란색과 은색을 쓰는 게 더 잘 어울린다.

리츠칼튼 호텔 플라워숍 윤미숙 실장은 "빨강과 금색, 파랑과 은색이 궁합이 잘 맞는다"면서 "화려한 느낌을 원하면 빨강을, 세련된 느낌을 원하면 파랑을 주로 쓰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케빈 리는 "목재 가구가 많으면 금색을 쓰는 등 집안의 전체적인 색감을 고려해 크리스마스 장식 색을 결정하라"고 알려줬다.

#선물이 곧 장식이다

집에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을 해놓으면 오히려 지저분해 보일 때가 많다. 철제 트리 받침이 흉하게 눈에 띄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카탈로그 홈쇼핑 등에서 판매하는 트리 스커트를 씌워줘도 되지만 선물을 듬성듬성 쌓아두면 풍성한 거실 이미지를 만들 수 있다. 미리 선물을 준비하기 어려우면 다 쓴 티슈상자를 포장해 쌓아둬도 된다.

안혜리 기자

hyer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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