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Anycall프로농구]고비마다 3점슛 폭발 김병철 '신들린 피터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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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팬' 김병철(29·동양 오리온스·사진)의 어깨가 무겁다.

초등학교 때부터 '철-철 듀오'를 이뤘던 단짝 전희철(29)이 KCC 이지스로 이적해 생긴 공백 때문이다. 내외곽을 오가며 수비를 몰고 다니던 전희철이 사라지자 스스로 만들지 않으면 슛 기회가 좀처럼 오지 않는다.

김진 감독은 "전희철이 골밑으로 파고들면 수비들이 그에게 집중돼 병철이가 쉽게 슛을 쏠 수 있었지만 이젠 사정이 달라졌다"고 말한다.

김병철은 "지난 시즌의 경우 속공 때를 제외하면 나의 포지션은 외곽슛을 쏠 수 있는 곳으로 거의 고정돼 있었고, 애써 뛰어다니지 않아도 슛 기회는 많았다"고 회고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병철은 올시즌 평균 17득점으로 지난 시즌 평균 13.9점보다 많은 득점을 올리고 있다.

고비 때마다 터지는 3점슛의 위력도 더해졌지만 몸을 사리지 않고 장신 숲을 헤쳐가는 과감한 드라이브인이 그의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는 "희철이 몫까지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플레이에 변화를 주게 했다"고 말했다. 여기에 김감독의 요구가 그를 더욱 단련시켰다. 김병철은 "이번 시즌 감독님이 수비에 대한 요구를 많이 하셨고, 상대 슈터들을 최대한 막으려다보니 뛰는 양이 늘었다"고 토로했다. 김병철의 팀내 비중은 출장 시간에서 드러난다. 1라운드 초반 독감에 걸려 제대로 뛰기 어려운 상황이었음에도 25일 현재 경기당 38분 이상을 뛰고 있다. 지난 시즌(31분24초)보다 7분 정도가 많다.

그의 진가는 24일 단독 1위였던 TG 엑써스와의 대구 경기에서 빛났다. 김병철은 한번도 주도권을 잡지 못하던 동양에 3쿼터 종반부터 4쿼터 초반까지 연속 3개의 3점슛으로 70-67 첫 역전을 선사하는 등 22득점·4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문병주 기자

byung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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