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장관 명의 화환 김태촌씨 병실 배달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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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의 구속집행정지 결정으로 병원에 입원 중이던 조직폭력 범서방파 두목 김태촌(56.사진)씨의 병실에 현직 장관 이름이 붙은 화환이 배달돼 진위 논란이 일고 있다.

14일 경찰과 인하대병원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초 이 병원에서 신체감정을 받았던 김씨의 병실에 '쾌유를 기원합니다'란 문구가 적힌 정동영 통일부 장관 명의의 화환이 전달됐다. 김씨는 지난해 10월 28일부터 12월 20일까지 이 병원 18층 특실에 입원해 심장질환 치료를 받았다. 문제의 화환과 관련, 당시 김씨를 감시하던 경찰관과 의료진 사이에서 '김태촌이 과연 세구나'라는 소리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통일부 공보관실은 "정 장관은 김씨에게 화분을 보낸 적이 없다"면서 "장관 명의의 화환을 보낼 때는 반드시 장관께 보고하고 화환 대장에 적는데 김씨에게 화환을 보냈다는 기록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또 "정 장관이 거래하는 꽃집 등도 김씨에게 화환을 배달한 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검찰과 경찰은 김씨 주변 인물들이 김씨 세력을 뻥튀기하기 위해 정 장관의 이름을 도용해 화환을 병실에 보내는 자작극을 벌였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사실 확인에 들어갔다.

한편 김씨는 구속집행정지 만료 후 인천구치소에 재수감됐으며 현재 자신에 대한 보호감호형이 부당하다며 석방을 요구하는 재판을 진행 중이다.

인천=정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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