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인터넷 언어파괴 바로잡기 나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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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헐'(황당하다),'냉무'(내용없다), '짱나'(짜증난다),'읍ㅎ℉를_ㅁ|てつ효_∩∇∩★'(오빠를 믿어요)….

인터넷상에서 청소년이 사용하는 용어들이다. 이런 말을 접한 적이 없는 사람은 아예 해독 자체가 불가능하다. 우리말을 잘못 쓰는 정도를 넘어 파괴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일선 학교가 잘못된 우리말 사용을 바로잡기 위해 나선다. 교육인적자원부는 학생들의 인터넷 언어를 순화하고 일상생활의 언어예절을 효과적으로 가르칠 수 있는 교사용 지도자료집을 발간, 일선 학교에 배포했다고 10일 밝혔다. 이 책자는 교과수업과 재량.특별활동 시간에 활용된다.

책자에서는 구체적인 언어파괴 유형과 올바른 언어 사용 지도방법을 예시하고 있다. 예를 들면 '하툰… 난이제 가꼐▶▶빠시'(하여간 나 이제 갈게, 안녕), '091012'(공부 열심히 해) 등 외계어 같은 인터넷 언어를 정상적인 말로 고쳐보도록 한 뒤 느낀 점을 토론해보게 한다. '의사소통이 잘 안 된다'거나 '외계어가 계속 증가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등의 답변을 유도해 스스로 언어파괴를 자제하도록 한다는 것.

책자에서 제시하는 인터넷상의 언어파괴 유형은 우선 축약형과 줄임말이 많다. '방가'(반가워), '겜'(게임), '금'(그럼), '아뒤'(아이디), '설'(서울), '즐팅'(즐겁게 채팅하세요), 'ㅎㅎㅎ'(하하하.웃음), 'ㄴㄱ?'(누구세요?), 'ㄱㅅ'(감사합니다) 등이 대표적인 예다.

'마자'(맞아), '추카'(축하), '어이엄따'(어이없다), '띤구'(친구) 등 소리나는 대로 적거나 된소리를 내는 언어도 재미있다는 이유로 무분별하게 이용되고 있다. 단어 형태를 바꾼 '이써여'(있어요), '왔어염'(왔어요), '나뽀'(나뻐) 등도 친밀감의 표현 수단으로 쓰이고 있다.

의성어.의태어인 '음야'(지루하고 졸리다)나 '허걱'(놀랍다), '아햏햏'(감탄사), 'P~'(한숨), 'ㅂ'('그만'과 비슷하게 꾸짖는 말) 등도 인터넷에서 자주 사용하는 표현이다.

김남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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