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콤비들 '야망의 계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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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미니시리즈 '거짓말''바보같은 사랑', 그리고 단막극 '슬픈 유혹'. 이 세 TV 드라마의 공통점은? 첫째 시청률이 낮다. 둘째, 소수 매니어들의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다. 셋째, 기혼자 간의 사랑, 동성애 등 사회 통념상 '금지된 사랑'을 그렸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셋 모두 표민수 PD와 노희경 작가가 호흡을 맞춘 작품이라는 점이다.

표민수·노희경 콤비는 범상치 않은 사랑을 테마로 해 이른바 '작가주의' 드라마의 영역을 개척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명성에 걸맞게 이번엔 20대 남자와 40대 여자의, 세대를 뛰어넘은 사랑 이야기를 전면에 내세웠다. 다음달 21일 방영하는 KBS 미니시리즈 '고백'을 통해서다.

기업이미지 컨설팅 회사의 대표인 경민(이미숙 분)은 열다섯살짜리 딸을 홀로 키우는 40세의 미혼모다. 가끔 결혼을 생각하지만 딸과의 단출한 삶을 위해 일에만 전념한다. 그러던 중 독일 유학을 마친 스물 다섯살의 영우(류승범 분)가 경민의 회사에 입사하고, 영우는 경민을 보자마자 묘한 매력에 이끌린다. 결국 영우는 주위에서 모두 만류하는 사랑에 과감히 뛰어든다.

여자 상사와 남자 직원의 로맨스, 열다섯의 나이차, 미혼모와 전도 유망한 청년이라는 관계를 보노라면 설정에서부터 어떤 긴장감이 전해진다. 게다가 영화계에서 입지를 다진 이미숙이 오랜만에 TV로 돌아와 합류했고 개성파 배우 류승범이 또 어떤 파격적인 연기를 보여줄지 관심이 높다.

소수 매니어층에게 어필한 표-노 콤비와 달리 폭넓게 대중적인 인기를 받았던 김종학 PD와 송지나 작가 콤비도 다음달 시청자를 찾아간다. 그동안 '여명의 눈동자' '모래시계' 등 선굵은 드라마로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했던 이 베테랑 콤비가 7년 만에 세번째로 손을 잡은 작품은 SBS 24부작 미니시리즈 '대망(大望)'이다.

18세기 조선 최대의 보부상을 이끌었던 무영(장혁 분)과 그를 둘러싼 보부상들 간의 경쟁, 거기에서 싹트는 남녀 간 사랑이 드라마의 두 축을 이룬다. 제작진은 현대 마피아를 방불케 하는 당시 보부상 조직의 숨겨진 이야기를 실감나게 하기 위해 화려한 액션신을 보여줄 예정이다.

표민수-노희경 대 김종학-송지나. 오는 10월 두 거물(巨物) 콤비가 들고 나올 작품이 벌써부터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박지영 기자

naz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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