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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정상회의 反세계화 시위 잇따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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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요하네스버그 지구정상회의가 열리기도 전에 반(反)세계화 단체들이 회의에 반대하는 시위를 잇따라 벌여 회의 진행이 순탄치 않을 것을 예고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회의를 주최한 유엔은 환경 보호와 빈곤층 원조를 골자로 하는 이행계획('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한 세계정상의 이행계획') 초안을 마련해 지구 차원의 실천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회의 개막을 이틀 앞둔 24일 밤(현지시간) 회의장 인근의 위트워터스랜드 대학에서는 7백여명이 회의에 대한 항의로 경찰청사까지 촛불 가두행진을 벌였다. 경찰은 섬광 수류탄까지 발사하며 시위대를 강제해산했다.

이날 오전에는 국제환경단체인 그린피스 회원 12명이 원자력 발전소 건설에 항의해 케이프타운 인근의 쾨버그 원전 벽에 올라갔다가 체포됐다. 경찰은 지난주 흑인의 토지 점유를 주장하며 시위에 나선 1백60명을 체포해 구금했으며,가두행진을 벌인 소작농 77명을 체포했다.

반세계화단체들은 오는 31일을 'D-데이(공격예정일)'로 잡고 있다. 4백여개의 반세계화단체들은 7만명 이상을 동원, 갈수록 확대되는 빈부격차에 항의하는 뜻으로 빈민가에서 회의장까지 3.2㎞를 행진한 뒤 회의장 주변을 인간사슬로 봉쇄할 계획이다. 남아공 당국은 지구정상회의를 저지하려는 시위에 대비해 사실상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8천여명의 경찰을 동원해 회의장 주변에 대한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규모 면에서 이번 회의는 사상 최대의 환경회의로 기록될 전망이다.1백89개국에서 6만5천명이 참가해 1992년 리우회의의 참가인원(5만명)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공식 개막일은 26일이지만 이미 지난 23일 지역·그룹별 준비회의를 필두로 사전협상에 들어가 이행계획안에 대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비공개 회담에서는 개발도상국의 물·보건·에너지 문제 해결을 지원하기 위한 국제원조 문제가 중점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의에서는 ▶깨끗한 물과 위생▶에너지 보존▶식량 안보▶건강 관리▶기초교육▶기술 등이 주요 의제로 논의될 예정이다. 10년 전 리우 회의에서 채택한 '의제 21'의 이행 여부에 대한 평가도 곁들여진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대신해 콜린 파월 국무장관이 참가하는 미국은 지구온난화를 방지하기 위해 마련됐던 교토의정서를 파기한 자국의 입장을 적극 옹호할 전망이다.

정재홍 기자

지구정상회의 주요 일정

▶8.26 세계정상회의

▶8.27 '2010년의 세계' 회의

▶8.28 물 부족 회의와 청정연료 회의

▶8.29 국제법 회의

▶8.30 21세기 건강과 환경 회의

▶9.2 동·서양 환경협력 회의

▶9.3 생물·문화·인종다양성 회의

▶9.4 교육과 변화의 관리 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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