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대만 겨냥 공개 군사훈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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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홍콩=이양수 특파원]천수이볜(陳水扁) 대만 총통의 잇따른 독립 발언<본지 8월 5일자 10면>에 중국이 5일 무력위협과 대화중단으로 맞대응했다.

중국의 강경한 태도에 대만의 종합주가지수인 자취안(加權)지수는 지난 주말에 비해 2백84.22포인트(5.78%) 떨어진 4,636.67을 기록, 지난해 9·11테러 때의 대폭락 이후 최대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중국은 이날 대만을 겨냥한 군사훈련 계획을 이례적으로 상세히 공개했다. 철저하게 비공개로 진행하던 관례를 깬 것이다.

홍콩의 친중국계 신문 문회보(文匯報)는 "중국 군부는 이달 중순 대만과 가까운 푸젠(福建)·저장(浙江)·광둥(廣東) 등지에서 육·해·공군 10만명이 '대만 섬 탈환작전'을 벌일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문회보는 중국이 중요한 국가정책을 서방에 미리 알릴 필요가 있을 때 자주 이용하는 통로다.

신문은 이어 "중국의 7대 군구(軍區) 중 난징(南京)·광저우(廣州)군구를 중심으로 대만을 군사목표로 한 상륙작전을 준비하고 있다"며 "이는 4월부터 진행돼 온 전군 합동훈련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베이징롄허(北京合)대학의 주셴룽(朱顯龍) 대만연구소 부소장도 문회보 특별기고에서 "인민해방군은 한시간 안에 총통부 등 대만 내 핵심지역 1백여 곳을 폐허로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홍콩 언론들은 "1999년 리덩후이(登輝)전 총통의 '양국론'(國論·중국과 대만은 국가대 국가의 관계라는 주장)발언 뒤 실시됐던 대규모 군사훈련이 재현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지난 주말부터 산둥(山東)성 지난(濟南)군구의 정예부대가 푸젠성으로 이동하는 등 이상 조짐이 관측되고 있다.

민간 접촉도 경색될 전망이다.국무원 대만문제판공실은 5일 성명을 통해 "陳총통은 양안관계(중국·대만관계)를 심각하게 훼손함으로써 대만에 재앙을 가져올 인물"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대만 야당인 국민당은 "陳총통의 독단을 용납지 않겠다"며 본격적인 대정부 공격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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