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난 현대상선에 3천억원 긴급 수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산업은행·외환은행 등이 현대상선에 대한 자금 지원에 나섰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12일 "운항 경비 등 운영 자금이 부족한 현대상선에 지난 3일 정몽헌 회장의 보증을 받고 1천억원의 브리지 론을 주었다"고 밝혔다. 브리지 론이란 매각대금 등이 들어오기 전에 급히 갚아야 할 돈을 일시적으로 빌려주는 징검다리 대출을 뜻한다.

지난 7일 금융감독원에 낸 유가증권신고서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1월 9일 만기분 2백80억원을 포함해 9백74억원 규모의 만기 회사채를 갚지 못했다. 회사 측은 "미상환 회사채는 영업자금과 산업·외환은행이 대주는 브리지 론으로 상환하고, 브리지 론은 자동차 운송사업부문을 팔아 일괄 상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산업은행은 또 14일 1천억원의 무보증사채를 매입해 만기가 돌아온 1천억원의 사채를 갚도록 했다.

그동안 회사채 발행에 어려움을 겪어온 현대상선은 자동차 운송사업의 매각을 계기로 신용평가회사로부터 BBB- 등급을 받아 공모사채 발행 요건을 갖췄다.

외환은행도 "수백억원의 브리지 론을 현대상선에 지원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혀 채권금융기관의 긴급자금 지원 규모는 총 2천억~3천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연체 중인 미상환 회사채 규모는 수백억원 규모로 줄었으며, 자동차 운송 사업 부문만 팔리면 1조8천억원이 유입돼 유동성 문제가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허귀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