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5기’ 첫날부터 권력 충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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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 5기(2010~2014) 지방자치가 첫날부터 전투태세다. 단체장과 의회, 교육감들이 1일 취임하자마자 여야 혹은 보수와 진보 간 대립 각을 세우고 있어서다. 6·2 선거에서 지방권력이 야권으로 옮겨가면서 예상됐던 일이다. 이 같은 현상은 야당이 시의회를 지배하고 있는 서울에서 시작됐다. 오세훈 시장은 이날 오전 최항도 경쟁력강화본부장을 시의회 사무처장에 임명했다. 그러나 민주당 허광태 의원 등 30여 명이 사전에 의회와 협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즉각 인사철회를 요구했다.

경기도의회 주도권을 잡은 민주당 도의원들은 김문수 지사가 추진 중인 GTX(수도권 광역급행철도) 건설사업을 단단히 벼르고 있다. 도의회 민주당 대표의원으로 선출된 고영인(46·안산6) 의원은 1일 “GTX가 과연 교통난 해결을 위한 최우선 교통시설인가, 사업비 13조원을 어떻게 조달하느냐 등 문제를 반드시 검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야당 소속 단체장도 갈등을 피해가지 못했다. 1일 민주당 소속 송영길 인천시장 취임식이 열린 인천문화예술회관 광장에서는 주민 100여 명이 “아시안게임 주경기장 건설을 원안대로 추진하라”며 시위를 벌였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취임사에서 국가 균형발전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 수십 년간 수도권 집중의 폐해가 누적됐다. 분권과 균형발전을 위해선 그동안의 방식과는 다른 새로운 도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종시 문제 등을 둘러싸고 정부와 적지 않은 갈등을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교육계도 예외가 아니다. 진보를 자처하는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은 취임 첫날부터 선거법 위반 논란에 휩싸였다. 보수시민단체인 바른교육국민연합 측이 지난달 23일 곽 교육감을 여론조사 결과 허위 게재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사실이 1일 알려졌기 때문이다.

전교조 울산지부는 김복만 울산시교육감의 취임 첫날 교육청의 지침을 거부했다. 교육청이 이날 관내 초등학생들에게 일제고사를 실시했으나 전교조 소속 교사들은 시험을 거부하고 학생들과 함께 체험학습을 떠났다.

이기원·장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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