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업씨 '의문의 12億' 또 확인 현금을 수표로 바꿔 돈세탁 추정… 모두 28억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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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대검 중수부(부장 金鍾彬검사장)는 20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차남 김홍업(金弘業)씨가 지난해 고교동기인 전 서울음악방송 회장 김성환(金盛煥·구속)씨를 통해 현금 12억원을 1백만원권 수표로 바꾼 사실을 추가로 확인했다.

<관계기사 3면>

검찰은 홍업씨가 지난해 김병호 당시 아태재단 행정실장 등을 동원해 16억원을 세탁한 데 이어 12억원을 수표로 바꾼 것도 돈의 출처를 은폐하기 위한 돈세탁 과정으로 보고 경위와 자금의 사용처를 집중 수사 중이다.

이로써 검찰이 발견한 홍업씨의 돈세탁 규모는 28억원으로 늘어났다.

검찰에 따르면 김성환씨는 홍업씨로부터 지난해 1월부터 7월 사이 12억원을 현금으로 받은 뒤 서울음악방송 직원 3~4명을 시켜 자신의 차명계좌에서 1백만원권 수표 12억원을 인출, 홍업씨에게 건넸다.

검찰은 또 평창종합건설 회장의 동생인 유진걸(進杰·53)씨가 최근 3년 동안 운전사·개인비서 등의 명의로 개설한 차명계좌에 32억원 가량의 돈을 관리해온 사실을 확인,돈의 출처를 추적하고 있다.

평창종건은 김성환씨와 1백억원대의 의심스러운 자금거래가 있었으며,씨는 홍업씨와 친구로 홍업씨의 비자금을 관리해온 의혹을 사왔다.

검찰은 씨가 별다른 소득원이 없는 점으로 미뤄 이 돈의 실소유주가 홍업씨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씨 차명계좌에 입금된 돈의 출처를 캐고 있다. 이와 함께 검찰은 유진걸씨가 홍업씨의 주선으로 전직 정보통신부 장관 등과 접촉하며 정부부처 관련 이권에 개입한 정황도 포착, 평창종건이 정보통신업에 진출한 과정 등을 조사하고 있다.

이상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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