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주5일制 막 올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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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행정기관의 주 5일 근무 시대가 열렸다.토요일인 27일 휴무에 들어간 것이다.주관부처인 행정자치부는 "주 5일제 시범 실시 차원에서 매월 넷째주 전국의 행정부처가 쉰다"고 밝혔다.

◇쉬는 기관=휴무 대상은 중앙부처와 산하기관 등 모두 7백96곳이다.대상 공무원은 5만6천7백여명으로 전체 국가공무원의 22% 정도다. 정부는 점차 시행대상 기관과 휴무 일수를 늘려나갈 방침이다.지방자치단체는 조례 개정에 시간이 걸리는 데다 지방선거 지원 업무 등이 맞물려 7월께 시행할 예정이다.

사회안전 담당 기관과 생활문화시설·교육청 등은 당분간 제외된다.즉 경찰·소방·교정·철도·우체·항공관제·정수장 종사자 등은 정상 근무한다.

◇부작용·대책=행자부는 토요휴무에 따른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비상 복무 지침을 각 부처에 내려보냈다.정부 관계자는 "민원처리가 지연되거나 복무기강이 해이해질 가능성이 있어 관련 대책을 세웠다"고 말했다.

기관별로 토요민원 상황실을 설치·운영하고 ▶민원이 많은 부서의 전화를 민원상황실로 자동 연결하며▶유사시를 대비해 비상연락망을 구축하도록 했다.

따라서 토요휴무제가 시행되는 기관에 민원이 있는 시민들은 각 부처에서 마련한 민원상황실을 찾으면 된다. 주 5일 근무제 시행에 따라 공직사회에 호화 여행·골프가 퍼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이같은 공직 기강 해이 현상을 우려해 사정기관을 총동원한 공직기강점검반을 구성해 운영하기로 했다.

점검반은 특히 내기·접대 골프나,국민에게 위화감을 주는 해외여행을 집중 단속한다.이에 따라 일부 기관에서는 간부들에게 "당분간 토요일에 골프를 치지 말라"고 지시했다.

정부는 또 금요일 또는 월요일에 연·월차 휴가를 사용해 사실상 연휴를 즐기는 행위를 금지하는 한편 토요 휴무일을 전후한 야유회와 체육대회를 못하도록 했다.

◇공직사회 표정="이틀을 쉬는데 뭘 하지…."

일선 공무원들은 주 5일 근무제의 실시를 반기면서도 당장 연휴를 어떻게 보낼지 고민스러워 했다.대부분은 가족여행·독서·영화구경 등으로 시간을 보낼 예정이지만 대학원 진학 등 '거창한' 계획을 세우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행자부는 쉬는 공무원들을 위해 동호회를 지원하고 가족동반 관광을 주선하는 등 여가생활용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다. 창군 이래 처음으로 국방부 시계도 멈추게 됐다.합동참모본부와 육·해·공군,예하 부대는 평상시와 같지만 국방부에 근무하는 군무원과 군인들은 가족과 오붓하게 쉴 수 있다.

김기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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