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도 없이 왜 해외가나" : 멕시코 대통령 외유 상원서 퇴짜 맞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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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비센테 폭스 멕시코 대통령의 외국 방문이 멕시코 상원 때문에 제동이 걸렸다. 멕시코 상원은 지난 9일 폭스 대통령의 미국과 캐나다 방문안을 표결에 부쳐 이를 부결했다.

이유는 "대통령이 소득도 없는 외유를 왜 하느냐"는 것. 상원을 장악하고 있는 제1야당인 제도혁명당(PRI) 등 네개 야당이 연합, 반대 71표대 찬성 41표로 퇴짜를 놓았다. PRI의 라이문도 카르데나스 상원의원은 "대통령은 지난해에만 열다섯차례 외유를 했으나 미국의 충실한 심복이라는 오명만 남겼다"고 비난했다.

멕시코 헌법은 대통령의 해외 순방은 상원의 사전 승인을 받도록 하고 있으나 지금까지 부결된 적은 한번도 없었다.

이에 언짢아진 폭스 대통령은 TV에 나와 "국익보다 당리당략을 우선한다"며 야당을 맹공했다.

폭스 대통령은 이달 중순 캐나다 캘거리·밴쿠버, 미국의 시애틀·샌프란시스코를 방문해 현지 기업인 등을 상대로 멕시코 투자문제를 협의할 예정이었다.

폭스 대통령은 71년간 장기 집권했던 제도혁명당 후보를 물리치고 2000년 6년 임기의 대통령에 당선됐다.

하지만 상·하원 등 의회에선 집권당인 국민 행동당이 과반수 의석 확보에 실패해 야당들은 대통령의 결정에 시시콜콜 제동을 걸고 있다.

[멕시코시티 AP·로이터=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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