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시니아·히비스커스·들깻잎 “체지방 감소에 도움된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6면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HCA와 CLA, 포만감 높이고 복부 비만 개선

깻잎. [중앙포토]

가르시니아 캄보지아라는 열대 감귤류 과일에서 추출한 생약성분이 하이드록시 구연산(HCA)다. 지방 생성을 억제할 뿐 아니라 식욕도 달아나게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물실험에선 HCA를 복용하면 포만감이 높아져 먹는 양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약청은 “가르시니아 캄보지아 추출물은 탄수화물이 지방으로 합성되는(바뀌는) 것을 억제해 체지방 감소에 도움을 준다”는 것을 인정했다. 따라서 HCA를 섭취하면서 육류 등 고지방식을 즐기면 헛돈만 쓰는 셈이다.

HCA를 장기간 사용했을 때의 안전성은 아직 충분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심각한 부작용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액 리놀레산(CLA)은 트랜스 지방의 일종으로 육류·유제품에 많이 들어 있다. 동물실험에선 CLA가 체지방을 줄여 주는 것으로 밝혀졌으나 아직 그 이유는 잘 모른다. 사람 대상 연구에선 보디빌더가 복용한(하루 7.2g씩 6주간) 후 근력이 더 붙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엔 CLA가 복부 비만과 인슐린 감수성을 개선시켰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을 끌었다.

식약청은 “CLA는 과체중인 성인의 체지방 감소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인정했다. CLA와는 달리 리놀레산(혈관 건강에 이로운 불포화 지방의 일종)은 체지방 감소와는 무관하다.

마테·레몬밤, 물에 우려 차로 마시면 좋아

곡물 냉차 농축액, 캐모마일 & 레몬밤 허브냉차, 메밀알동동 메밀냉차. [중앙포토]

차의 원료가 되는 허브 중에도 다이어트에 유익한 것들이 여럿 있다. 히비스커스·그린마테·레몬밤 등이다.

이중 히비스커스는 이집트가 원산지인 허브다. 이집트의 미의 신 ‘히비스’(Hibis)와 그리스어 ‘이스코’(isco, 닮았다는 뜻)의 합성어다. 미국 하와이의 주화(州花)이기도 하다. 주석산·구연산 등 유기산이 풍부해 피로를 풀어주는 허브로도 알려져 있다. 히비스커스 4~5 조각에 뜨거운 물 150mL가량을 붓고 2~3분 우려내면 차가 완성되는데 카페인이 없어 어린이에게도 추천된다. 식약청은 이 허브 추출물이 “체지방 감소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축구 강국 아르헨티나 사람들이 가장 즐겨 마시는 전통차인 마테차는 마테라는 허브(Yerba mate)를 이용해 만든다. 잘게 썰어 말린 마테 잎을 컵이나 전통 마테통에 담아 뜨거운 물과 설탕을 섞은 뒤 빨대(봄빌라)를 이용해 마신다. 찬 물에도 잘 우러나며, 5~6회나 우려낼 수 있다는 것이 마테차의 특징이다.

마테는 제조법에 따라 그린 마테와 블랙 마테로 분류된다. 그린마테는 덖는 과정을 거치지 않아 비타민 C 등 영양소가 풍부하다. 반면 블랙마테의 비타민은 덖는 도중 대부분 파괴된다. 마테의 철분 함량은 녹차의 다섯 배나 달한다. 비타민 C는 철분의 체내 흡수율을 높여주므로 빈혈 환자라면 그린마테를 선택하는 것이 더 이롭다. 유럽에선 마테차가 다이어트 차로 인기가 높다. 포만감을 금방 느끼게 해서다. 식약청은 마테를 “배변 활동, 체중 감량, 체지방 분해를 돕고 지방의 흡수와 합성을 저해하는 성분”으로 평가했다.

레몬밤(lemon balm)도 체지방 감소효과가 있다. 뇌의 활동을 높여 기억력을 증진시키고 우울증을 물리친다고 하여 학자용 허브로도 유명하다. 대개 허브차를 만들어 마신다.

깻잎은 들깨 잎이다. 그런데 깻잎을 참깨 잎으로 잘못 알고 있는 사람이 많다. 깻잎을 식용하는 국가는 전 세계에서 우리가 거의 유일하다. 일본 사람은 깻잎과 비슷하게 생긴 자소(紫蘇)잎을 먹는다.

깻잎은 열량이 낮아 다이어트 효과가 있을 뿐 아니라 항암 효과도 있다. 부산대 식품영양학과 연구팀은 우리 국민이 즐겨 먹는 채소 30여 종의 암 예방효과를 비교했다. 이중 깻잎은 가장 강력한 항암 채소 중 하나였다.

채소로는 드물게 칼슘 함량이 높다는 것도 깻잎의 장점이다. 100g당 칼슘 함량이 211㎎으로 ‘칼슘의 왕’이라는 우유의 거의 두 배다. 식약청은 “깻잎 추출물을 체지방 감소를 돕는 원료”로 인정했다.

‘속성 몸짱약’은 월경이상 등 부작용 우려

<그래픽을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단백질과 크레아틴은 단백질 보충과 운동능력 향상을 돕는 성분으로 식약청의 인정을 받았다. 크레아틴은 사용된 에너지를 재활용하게 한다. 섭취하면 단기간 큰 힘이 필요로 하는 운동 능력을 높여준다. 근육량 증가에도 효과적이다.

크레아틴은 고기·생선 등 천연 식품에도 들어 있다. 몸에서도 아미노산들의 합성을 통해 만들어진다.

단백질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단백질 보충제를 섭취하는 것은 곤란하다. 크레아틴 섭취는 신장 기능에 문제가 없는 건강한 성인에선 별문제가 안 된다. 그러나 신장에 이상이 있거나 신장약을 복용 중인 사람은 섭취하지 않는 게 좋다(2008년 미국 가정의학회지). 노인·어린이·임산부·수유부가 ‘먹어도 되는지’는 아직 잘 모른다.

오남용 우려 의약품인 ‘단백동화 스테로이드’를 ‘속성 몸짱약’으로 복용하는 것도 금물이다. 단백동화 스테로이드는 건강기능식품이 아닌 전문의약품이며, 정자 수 감소나 월경 이상 같은 부작용을 일으킬 수도 있어서다.

식약청은 건강기능식품의 올바른 섭취를 위해 “먼저 포장지에 ‘건강기능식품’ 문구와 인정 마크를 확인하고(없으면 식약청이 효능과 안전성을 보장한 제품이 아님), 1일 섭취량을 준수하며, 섭취 시 주의사항을 살펴 그대로 따라야 한다”고 강조한다.

도움말 식품의약품안전청 건강기능식품기준과 최동미 과장, 가톨릭대 강남성모병원 김경수 교수, 제대 식품생명과학부 김정인 교수, 전주대 대체의학대학원 오홍근 교수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