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 줄 사람 생각도 않는데 김칫국?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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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호 26면

‘짝수 해 징크스’에도 올해 주식시장의 강세를 예측한 이들이 꽤 된다. 근거 중 하나는 국내 증시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이었다. MSCI 선진국 지수에 편입되면 수조원, 많게는 수십조원의 외국인 자금이 국내 증시에 들어와 주가를 밀어 올릴 것이란 계산이었다. 그간 몇 차례 후보에 올랐다 실패한 전력도 있고, 지난해에는 MSCI 지수와 경쟁 관계라 할 수 있는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선진국 지수에 편입한 터라 편입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도 높았다.

격언으로 보는 증시 Review

그런데 현재 분위기가 좋지 않다. 지수 발표는 22일이지만 금융권 고위 관계자 사이에서는 올해도 편입이 무산될 것 같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떡 줄 사람 생각도 않는데 김칫국부터 마신다’더니 딱 그꼴 나게 생겼다. 시장은 연초보다 소폭(1.73%) 오르는 데 그쳤다. 외국인이 올 들어 5조8000억원을 순매수하기는 했지만 그 이유가 국내 증시가 MSCI 선진국 지수에 편입될 것을 전망하고 미리 행동한 것인지, 신흥국 중에서 유망하다고 봤기 때문인지는 분명치 않다.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이 무산되더라도 국내 증시에 끼치는 영향은 별로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현대증권 김철민 연구원은 “지난해 5월 이스라엘이 선진 시장으로 편입되면서 여기서 빠진 신흥시장 투자자금의 상당량(3000억원 추정)이 한국 증시로 유입됐다”며 “이번에 선진국 지수 편입을 한국은 못하고 대만이 하게 되면 이스라엘 때와 유사한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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