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 병에 시달리고 있는 로널드 레이건(91) 전 미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결혼 50주년을 맞았다. 로스앤젤레스 벨에어 자택에서 레이건이 좋아하는 초콜릿 케이크를 앞에 두고 조촐한 금혼식을 치른 부인 낸시는 이날 "로니(레이건의 애칭)와 내가 오랜 시간을 함께 했지만 50년이나 된 것 같지는 않다"며 웃었다.
낸시는 "결혼생활의 비결은 없다"면서 "다만 결혼은 50대 50이 아니라 둘 중 한사람이 항상 더 많이 주거나 서로 양보해야 하는 것으로, 우리 두 사람도 50년간 서로 양보해왔다"고 말했다. 9년째 투병 중인 레이건 전 대통령은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자신이 대통령이었다는 사실조차 기억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레이건이 보내준 편지들을 모아 2000년 <<사랑해요, 로니>>라는 책을 발간했던 낸시는 "로니에게서 특별한 편지를 받는 날이기 때문에 매년 이날(결혼기념일)을 손꼽아 기다려 왔다"고 회고했다. 낸시는 "이 편지들은 로니의 근사한 목소리와 유머.성격 등 과거를 간직하고 있는 일종의 구명밧줄"이라고 했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도서관측도 3일 낸시가 참석한 가운데 금혼식 축하 행사를 열었다. 참석자들은 "레이건 부부에게는 뭔가 시적이고 고귀한 것이 있다"며 찬사를 던졌다.사랑해요,>
안혜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