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up] 마이클 피스 톰슨로이터 아시아 매니징 디렉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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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 콘텐트.’

시선을 확 휘어잡는 콘텐트, 시쳇말로 ‘죽여주는’ 콘텐트, 중독성 강한 콘텐트, 그래서 확실하게 돈 벌어주는 콘텐트를 말한다. 미디어·콘텐트 기업이나 정보·데이터 제공업체들이 추구하는 꿈의 상품이다.

이걸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저 머리를 굴리고, 맞대고 해서 되는 게 아니다. 1일 방한한 세계 최대의 데이터 제공업체 톰슨로이터의 마이클 피스(사진) 아시아 매니징 디렉터는 ‘킬러 커넥션’을 강조한다.

“킬러 커넥션이 킬러 콘텐트를 만듭니다.”

의미 있는 정보를 유기적으로 연계시켜 부가가치를 가중시키는 것(킬러 커넥션)이야말로 ‘킬러 콘텐트’ 생산의 관건이라는 뜻이다.

“제약회사에 대한 투자 정보를 예로 들어 보죠. 톰슨로이터는 법률과 보건의료, 과학, 세무·회계 등의 정보를 제공합니다. 보건의료나 과학 부문에서 이 회사의 유전자 연구 정보를 가지고 있고, 이를 금융 부문에 제공하면 투자 정보로서의 가치는 높아집니다. 만약 법률 부문이 알고 있는 소송 정보까지 더해지면 정보의 영향력은 더 커지는 셈입니다.” 그가 ‘커넥션(연결)’을 강조하는 이유는 두 가지 측면에서다. 우선 정보의 홍수 속에 정말 필요한 정보를 신속하게 찾아내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정보의 유기적 연계는 원하는 정보를 찾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 된다는 말이다.

세계가 모두 연결돼 있는 것이 그가 제시한 또 다른 이유다. 특히 세계 금융시장의 상호 의존성은 더욱 크다. 지역이나 경제력의 차이와 관계없이 긴밀하게 연관돼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 스페인의 신용등급 하락이 전 세계 시장을 뒤흔드는 일이 그런 예다. 일상생활에서도 페이스북이나 유튜브와 같은 네트워크 사이트의 영향력은 커지고 있다. 또한 그는 새로운 미디어 환경의 키워드로 ‘개인화, 이동성, 멀티미디어’를 꼽았다.

“아이폰이 대표적 예지만, 기술의 진화로 인해 어디서나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됐습니다. 스마트폰이나 블랙베리 등 개인기기로 콘텐트를 받게 되면서 정보의 개인화도 진행되고 있죠 .”

이런 변화에 대응해 어떻게 돈을 버느냐가 미디어 업계의 과제라고 그는 주장했다. 톰슨미디어가 올해 새로 내놓은 상품인 ‘인사이더’와 ‘엘렉트론’ 서비스도 그런 맥락에서 나온 것이다.

인사이더는 금융전문가용 유튜브에 가깝다. 애널리스트나 금융거래를 하는 소수 시청자를 겨냥한 서비스(내로 캐스팅)다. 전문가들이 스스로 콘텐트를 만들어 올리거나, 스마트폰 등 개인기기에 콘텐트를 내려받아 볼 수 있는 쌍방향 서비스다. “개념은 ‘금융전문가판 유튜브’지만 정보의 수준은 다르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주요 금융회사와 금융 전문가에게 실시간 데이터를 제공하는 엘렉트론은 기존 서비스에 비해 데이터 제공 속도를 20배 높였다. 프로그램 트레이딩 등이 발전하며 초 단위 시간이 투자의 성패를 가르는 만큼 속도에 중점을 뒀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미디어나 정보산업에서 변하지 않는 게 있을까. 그는 정보의 질과 신뢰성을 변하지 않는 가치라고 강조했다. 전달 수단이나 방법은 달라질 수 있지만 기본은 그대로란 이야기다.

“독립성을 확보하고 편견에 기울지 않은 관점에서, 신뢰할 수 있고 수준 높은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결국 독자나 고객의 질문에 가장 제대로 된 답변을 주는 일입니다.”

중앙일보와 올해 한국에서 처음으로 실시하는 ‘중앙일보-톰슨로이터 애널리스트 어워즈’도 ‘제대로 된 답변을 주는 일’ 중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단순히 훌륭한 애널리스트를 뽑기보다는 넘치는 정보 속에서 투자자에게 정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려는 목적이 크다는 것이다.

또한 한국에서 진행된 기존의 애널리스트 평가가 시장의 왜곡과 오해를 낳은 측면도 있는 만큼 이번 평가를 통해 투자자에게 ‘제대로 된 답’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그동안 파이낸셜 타임스(FT)와 진행해온 범아시아권 애널리스트 평가에서 한국 애널리스트가 좋은 성과를 냈다고 소개했다. 그럼에도 한국에선 널리 알려지지 못하자 한국 내에서 별도로 평가를 도입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중앙일보는 종합지로서 권위와 신뢰를 확보하고 경제 분야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다”며 “계열 내 다양한 매체를 통한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는 훌륭한 파트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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