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 백혈병 딛고 걸어서 국토종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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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백혈병을 극복한 초등학교 6학년 어린이가 한겨울의 강추위를 뚫고 국토 종단길에 올라 도보 강행군을 계속하고 있다.

서울 신상도초등학교의 이한솔(13)군이 그 주인공. 李군은 아버지 이영민(46)씨와 함께 지난 1일 전남 해남의 땅끝마을을 출발, 대장정에 올랐다. 이들 부자는 20일간 도보행진을 계속한 뒤 20일 오후 4시 경기도 파주에 있는 임진각에 도착한다.

아버지 李씨는 "전국에서 백혈병과 싸우는 5천여명의 어린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어 겨울방학 기간을 이용해 국토 도보순례에 나섰다"고 말했다. 다섯살 때 백혈병에 걸린 李군은 3년반의 투병 끝에 완쾌해 새 생명을 얻었다. 李군의 희망은 백혈병을 이겨내고 건강하게 걷는 자신의 모습을 백혈병 어린이들에게 보여줘 용기를 심어주는 것이다.

이들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매일 9시간씩 걷고 있다. 보행자 전용도로가 없어 차도를 따라 올라가다 보니 위험할 때가 적지 않다. 매일 계속되는 행군으로 피로가 쌓여가지만 그래도 여관에서 꿀맛 같은 잠을 자고 나면 아침에 다시 힘이 솟는다고 했다.

李군은 "전남 해남의 땅끝을 출발할 때 눈보라 속에 강한 바람까지 불어 고생했다. 요즘은 날씨가 다소 풀리고 걷기에도 익숙해져 임진각까지 무난히 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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