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스챌린지골프] 톱 골퍼들 악천후로 '최악의 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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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이보다 나쁠 수는 없다."

1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사우전드 오크스의 셔우드 골프장(파71.6천2백39m)에서 벌어진 윌리엄스 월드챌린지 3라운드에 참가한 선수들은 한결같이 볼멘소리를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세계랭킹 13위 베른하르트 랑거(독일)는 공을 찾기 위해 캐디와 함께 참나무 위에 올라가 원숭이처럼 매달렸다.

예스퍼 파르네빅(스웨덴)은 클럽을 놓쳐 20야드나 떨어진 연못에 빠뜨리는 웃지 못할 촌극을 연출했다.

프레드 커플스(미국)는 파3홀에서 두차례나 공을 워터 해저드에 빠뜨려 7타만에 홀아웃했다. 그런가 하면 데이비드 톰스(미국)는 8번홀(파3.2백7m)에 티샷한 공이 카트 도로를 타고 4백5m나 굴러가는 것을 말없이 지켜봤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도 3m 거리에서 3퍼트를 범하는 등 난조를 보이며 2오버파(더블보기 1개, 보기 3개, 버디 3개)로 무너졌다.

오후 들어서도 섭씨 4~5도를 넘지 않는 데다 바람과 안개까지 겹친 쌀쌀한 겨울날씨엔 정상급 프로골퍼들도 속수무책인 듯했다.

전날 8오버파를 쳤던 토마스 비욘이 8언더파를 기록하며 선전했지만 참가선수 18명의 평균 스코어는 73.72타로 1라운드보다 무려 3타나 많았다.

궂은 날씨 속에도 비제이 싱이 1언더파 70타를 추가하며 합계 11언더파 2백5타로 단독 1위를 지켰다.

2위를 달리고 있는 우즈와의 격차는 4타 차다.

랑거와 스콧 호크(미국)가 각각 합계 5언더파와 4언더파로 3,4위를 달렸다.

2라운드에서도 변덕스러운 날씨 때문에 바람막이.비옷.풀오버 셔츠의 순으로 옷을 갈아입었던 우즈는 "날씨가 워낙 안좋았다.이처럼 저조한 스코어를 기대한 선수는 아무도 없을 것"이라며 혀를 찼다.

싱은 "모든 선수는 승리하길 원하며 (1백만달러의 우승상금이 걸린 대회에서) 어느 누구도 재미삼아 골프를 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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