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여론조사] 대선후보 지지도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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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이인제(李仁濟).노무현(盧武鉉).김근태.한화갑(韓和甲)고문 등 대선 예비 주자로 거론되는 민주당 정치인 누구도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와의 양자 가상 대결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3자 구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또 응답자 중 43.2%가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고 답변해 뿌리 깊은 정치 불신을 실감케 했다. 후보에 따라 영.호남별 지지율 격차는 크게 벌어져 내년 대선에서도 지역감정 극복이 최대 과제임을 드러냈다.

◇ 이회창 총재 지지율 다소 올라=지난 6월 본지 여론조사 결과와 비교할 때 여권 예비 후보들의 지지율은 별 변화가 없는 반면 이회창 총재의 지지율은 약간 올랐다.

주목할 것은 양자 대결에서 '모른다'고 대답했거나 응답하지 않은 층이 이회창-이인제 대결에서는 10.1%, 이회창-노무현 대결에선 10.3% 등 10%대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이는 지지 후보를 이미 결정해 놓은 유권자가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따라서 누가 민주당 후보가 되든 이회창 총재를 상대로 힘겨운 싸움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 후보군 중 지지도가 가장 높은 이인제 고문의 경우에도 현재로서는 李총재와의 대결에서 9.1%포인트 뒤져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회창.이인제.김종필의 3자 대결 때는 양자 대결 때보다 李총재는 0.5%포인트 하락한 49.0%였지만, 이인제 고문의 경우 3.1%포인트 떨어진 37.3%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김종필 총재가 무응답층과 이인제 고문의 지지자를 상당수 흡수한다는 얘기다. 金총재가 출마하면 李고문이 손해를 본다는 분석이다.

정당별로 '내년 대선에서 대통령 후보로 누가 나서는 것이 좋은가'라고 물은 결과 민주당에서는 이인제 고문(43.2%)이 역시 1위였고,노무현(20.7%).정동영(9.8%).한화갑(4.7%).김근태(3.6%)고문과 유종근(柳鍾根.2.4%)전북지사.김중권(金重權.1.9%)고문이 뒤를 이었다. 한나라당에서는 이회창 총재(60.8%).박근혜(朴槿惠.23.2%)부총재.김덕룡(金德龍.10.0%)의원의 순이었다.

◇ 박근혜 변수=이인제 고문과 한나라당 박근혜 부총재의 가상 양자 대결에서는 朴부총재가 39.7%의 지지율로 선전했다. 李고문(49.8%)에 10.1%포인트밖에 뒤지지 않은 것이다. 朴부총재가 정치 신인에 가깝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단한 지지율로 평가된다.

그러나 정치권 관계자들은 이미 한차례 대선을 겪은 李고문과 朴부총재의 '실력차'를 이같은 지지율만으로 평가하는 것은 무리라고 본다. 선친(朴正熙 전 대통령)의 후광이라는 요소도 많고, 무엇보다 朴부총재는 아직 공개적인 검증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이인제-박근혜 양자 대결에서 박근혜 부총재는 영남 지역에서 압승했고, 연령별로는 40대에서만 李고문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 기타='우리 현실에 적합한 권력구조'로는 대통령 중심제(55.2%)가 내각제(38.9%)보다 많았다. 대통령제 중에서는 현행 5년 단임제(50.2%)와 4년 중임제(46.9%)가 엇비슷했다.

노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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