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력받는 코스닥…80선 넘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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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본격적인 상승시동 인가,두 마녀(더블위칭.선물옵션 동시만기)를 의식한 반짝 상승인가-'

12일 코스닥시장이 모처럼 활짝 웃었다. 이날 코스닥지수 상승률은 지난 10월11일 이후 가장 큰 3.32%를 기록,종합지수 상승률(1.69%)을 훌쩍 넘어섰다.

또 시장의 관심이 하이닉스와 건설.증권주 등 대중주로 쏠렸던 탓에 침체를 벗어나지 못했던 손바뀜도 다시 활기를 찾았다. 이달 들어 4억주대를 회복한 거래량이 4억3천만주까지 늘어났고, 거래대금도 2조1천억원을 넘어섰다. 거래소 거래대금과의 격차를 1조원대 미만으로 좁혀 놓은 것이다.

◇ 외국인의 매수열기=주가 급등의 주역은 외국인들이었다. 이들은 9.11 테러사태 이후 코스닥시장에서 7천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고 이달들어서만 1천2백억원 가량을 역시 사들였다(순매수).

이날도 외국인은 코스닥 주식을 매수에 나섰고 코스닥 순매수 대금은 거래소보다 오히려 10억원 가량 많았다.

거래소시장이 외국인의 매매패턴에 따라 출렁대는 것과는 달리 코스닥시장은 꾸준한 외국인의 매수세와 차분한 지수 움직임이 돋보인다.

교보증권 최성호 책임연구원은 "미국 나스닥지수가 2천선에서 강력한 지지력이 검증된 것에 힘입어 외국인의 매수세가 코스닥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나스닥지수는 지난 5일(현지시간)4개월 여만에 회복한 2천선을 지켜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나스닥의 견조한 흐름은 정보기술(IT)산업의 회복 기대감에서 비롯된다"고 풀이했다.

이런 분위기를 뒷받침하듯 IT기업기업들의 긍정적인 실적전망도 잇따르고 있다. 최근 대표적 IT기업인 인텔과 AMD는 "PC 칩 수요 증가로 4분기 매출 목표치를 상향조정한다"고 밝혔으며, 시스코시스템즈와 오라클 등도 내년도 사업전망에 강한 기대감을 표시했다.

◇ 상승토대 마련했나=코스닥지수는 60선대 후반과 70선대 초반 사이에서 한달 이상 발목이 잡혀있었다.

이 지수대는 올 거래량이 22.8%가량 집중돼 매물벽이 두텁다. 그러나 70선대 중반까지 지수가 올라감에 따라 매물부담은 크게 줄었다.

대신경제연구소 정윤제 수석연구원은 "80선만 회복하면 이후 부터는 매물공백 상태"라며 "얼마나 짧은 기간에 80선을 회복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또 가격메리트(이점)가 부각된 점도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12일 종가기준으로 종합지수는 상반기 고점인(633.16)보다 7.6%가량 더 올랐다.

그러나 코스닥지수는 상반기 고점(89.61)에서 16.5%가량 회복이 덜 된 상태다. 삼성증권 손범규 수석연구원은 "IT산업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바탕으로 외국인의 매수세가 좀 더 이어질 것"이라며 "연내 코스닥지수는 80선 도달이 무난해 보인다"고 주장했다.

◇ 넘어야 할 산은 여전히 많아=그러나 코스닥의 거래소 비교 우위현상은 단기간에 끝날 것이란 전망도 많다. 선물.옵션 동시만기의 변동성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을 뿐, 본격적인 자금의 이동현상이 감지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90%를 넘는 매매비중을 차지하는 개인들도 아직은 탐색에만 열중하는 모습이다.

현대증권 박문광 투자전략팀장은 "이달에만 2천억원에 달하는 신규등록물량이 공급될 예정인데다, 대기업의 IT시설투자 확대도 아직은 요원해 코스닥이 쉽사리 살아날 것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김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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