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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번역상 선정 위해 한국 온 노마 고단샤 부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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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일본 순수문학뿐 아니라 대중소설 번역도 늘고 있는 데다 수준급의 번역물이 최근 부쩍 많이 나와 한국어 번역 작품을 처음으로 수상 대상으로 결정했습니다."

일본 최대 출판사인 고단샤(講談社)가 주는 노마(野間) 문예번역상 선정을 위해 방한한 이 회사 노마 요시노부(野間省伸.35.사진)부사장은 28일 "일본에서 마침 한류 바람이 불고 있는데 한국어 번역물을 수상 대상으로 삼아 기쁘다"고 말했다.

노마 문예번역상은 고단샤 창업 80주년인 1989년 일본 문화를 해외에 소개하고 국가 간 이해 증진을 돕기 위해 만든 것. 해마다 수상 대상 외국어를 먼저 정한 뒤 일본 근대.현대 문학작품을 가장 훌륭하게 번역한 사람에게 상을 주고 있다.

노마 부사장은 "지금까지 수상자가 서구 쪽에 많았던 것은 어려운 환경에서 번역하는 사람을 돕기 위한 측면도 있었다"며 "선정 기준은 역시 번역물이 문학으로서 훌륭한지 여부"라고 말했다.

올해는 한국어 작품서 선정

그는 "한국어 번역물 1차 선정위원회는 지난 7월에 열었으며, 이번 방문 기간 중의 2차 심사에 이어 내년 2~3월께 수상작을 최종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선정위원회 멤버는 가와무라 미나토(川村溱) 호세이대 교수(한양대 객원연구원).김춘미 고려대교수(한국일본학회회장).윤상인 한양대 교수 등 3명. 이들은 최근 10년 동안 출판된 일본 문학 번역작품 2000여점을 대상으로 삼아 현재 5점으로 줄였다고 한다.

내년 2~3월 수상작 결정

그는 "시대에 따라 일본 문학에 대한 선호도도 바뀌고 있다"면서 "이 상을 제정할 당시만 해도 해외에선 가와바타 야스나리(川端康成), 미시마 유키오(三島由紀夫)의 소설이 많이 번역됐지만 지금은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의 소설이 인기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이번에 선정위원회가 검토한 번역물 가운데는 엔터테인먼트 소설도 많이 있었다고.

그는 "고단샤 외에 일본에서 외국어 번역물을 대상으로 상을 주는 민간단체는 없는 것으로 안다"며 "최근 일본 정부 차원에서 일본 문학작품의 해외 확산에 나서고 있다"고 소개했다. 2003년도 노마문예번역상 수상자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 '태엽감는 새 크로니클'을 영어로 번역한 제이 루빈 하버드대 교수. 2002년은 '나가이 가후(永井荷風)선집'을 중국어로 번역한 천웨이(陳薇)오사카경제대 강사가 수상했다. 2004년도 표창식은 내년 6월 7일 서울에서 열린다.

글=오영환, 사진=변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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