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E로 준비하는 대입 논술·면접] 어른 존경심 없는 사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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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어른에 대한 존경심이 동아시아 ·태평양지역 국가들 가운데 꼴찌다.

권위 있는 사람에 대한 존경심도 최하위고,교사를 존경하는 청소년은 아예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 아태지역사무소가 올초 우리나라 청소년(9∼17세) 5백명을 포함 17개국 1만73명을 조사한 결과다.

한때는 동방예의지국이라 불리던 우리나라가 마침내 ‘어른 없는 사회’로 변한 것이다.어른 존경심 부재가 극단적 이기주의에서 비롯했다면 민주사회의 기본 가치인 인격의 상호 존중마저 파괴될 수 있다.

개인의 가치와 의견을 존중하는 새로운 예절은 어떤 모습일까.

◇ 어른 없는 사회

1983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영국 소설가 윌리엄 골딩(1911~1993)의 대표작은 『파리대왕』이다.

제2차 세계대전을 겪은 작가가 54년 발표한 이 작품은 핵전쟁의 위험을 느낀 영국이 25명의 소년들을 비행기에 태워 안전한 장소로 옮기려다 무인도에 불시착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무인도에서 구조를 기다리는 동안 소년들은 사이좋게 살지 못하고 패가 갈려 살인을 일삼는다. 인간 본성에 잠재한 권력욕과 야만성이 지배하며 문명세계의 사회 관습은 순식간에 무너지고 섬은 공포에 휩싸인다.

어느 사회나 어른은 그 시대의 문화와 질서를 상징한다. 어른 없는 사회란 혼돈을 의미한다. 온갖 권위가 무너진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제구실을 못해 존경의 대상이 되지 못하는 어른이나 존경심을 잃은 청소년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큰 소설이다.

◇ 활동 주제

①『파리대왕』의 내용처럼 나를 포함한 학급 전원이 무인도에 고립된 상황이라면 구조를 기다리는 동안 공존하기 위해 어른다운 지혜나 힘을 꼭 빌려야 할 부분을 생각해 보자

②나폴레옹은 "인간이 궁극적으로 바라는 것은 존경과 사랑"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에서 존경에 관한 동.서양의 경구를 검색해 각각 10개씩 정리한다.

③언어는 사고의 표현수단이다. 본지 조사결과 청소년의 51%가 부모.교사를 상스럽게 지칭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제 때 일본은 우리말 대신 일어를 강제로 사용하게 한 전례가 있다. 일상생활에서 하루 동안 자신이 교사나 부모 등 어른을 표현하는 비.속어(담임=담탱이 등)를 악의 없이 얼마나 자주 사용하는지 점검한다.

④이외수는 『감성사전』(94.동숭동)에서 "존경심은 자신을 낮추고 상대편을 높여 공경하는 마음이다. 자만심이 가득한 사람에게는 피어나지 않는 연꽃이다…"라고 정의했다. 내가 생각하는 존경심의 모습은 어떤가? 그리고 나는 존경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인가?

⑤인터넷 등 정보매체의 발달로 과거와 달리 어른과 청소년의 정보 역전 현상이 깊어져 어른을 존경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정보화시대와 그 이전을 비교해 존경심을 일으키는 불변의 덕목은 무엇이며, 새로운 덕목은 어떤 건지 알아본다(☞학급 단위로 국내 인물 가운데 과거와 현대 인물 등 2개 부문으로 나눠 자신이 존경하는 사람을 돌아가며 발표한 뒤 투표를 해 가장 존경받는 과거.현대 인물을 한명씩 정한다. 그 다음 각각의 인물에 대해 존경할 만한 점을 모두 기록해 공통점과 차이점을 구분한다).

⑥교사의 92%가 5년 전에 비해 학생들의 예의범절과 학습자세가 나빠졌다고 한다. 또 학교에서 체벌이 필요하다는 부모가 89%에 이르렀다. ⑤에서 우리시대에 존경하는 어른상을 찾을 수 있다면 바람직한 청소년상은 어떠해야 할까?

⑦『20대에 하지 않으면 안될 50가지』로 잘 알려진 일본의 저술가 나카타니 아키히로(中谷彰宏ㆍ42)는 『마음이 예뻐지는 내 영혼의 비타민』(99.소담출판사) 1백2~1백3쪽에서 "대다수의 사람이 요즘 세상엔 존경할 만한 사람이 없다고 한탄하곤 하지만 사람을 긍정적으로 대하면 존경할 만한 인물을 발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문 기사에서 '오늘의 존경 인물'을 하루에 한사람씩 한달만 뽑아본다.

⑧청소년의 어른 존경심이 바닥으로 떨어진 원인을 분석해 대안을 제시하는 글을 1천자 안팎으로 써본다(☞유엔아동기금 관련 기사를 토대로 질문지를 만들되 원인과 대안을 묻는 문항을 넣어 학교 홈페이지에 올려 설문조사를 하고 그 결과를 자료로 쓰면 된다).

이태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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