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정치권 '여인천하' 시대 열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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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지구촌 정치권에 '우먼 파워'의 바람이 거세다.세계 각국에서 여성이 당권을 장악하는 경우가 갈수록 늘고 있어 세계 정치권에 시나브로 '여인천하(女人天下)'시대가 열리고 있다. 현재 정당의 당수를 맡고 있는 여성은 전세계에서 40명에 이른다.

일본 사민당은 28일 도쿄(東京)전국대회에서 후쿠시마 미즈호(福島端穗(가운데))참의원을 당의 2인자격인 간사장으로 선출했다.

이로써 사민당은 도이 다카코(왼쪽)당수, 쓰지모토 기요미(오른쪽)정책심의회장 등 당3역을 모두 여성이 맡게 됐다. 경력과 나이가 중시되는 일본 정치풍토에서 40대 정치 초년 여성이 당의 핵심 포스트를 맡은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지난 27일 프랑스 공산당(PCF)은 창당 81년 만에 처음으로 여성인 마리 조르주 뷔페 체육장관을 신임 당수로 선출했다.이날 파리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단독 출마한 뷔페 장관은 73.1%의 찬성표를 얻어 최초의 여성당수가 됐다.

지난해 6월 독일의 보수정당 기민당이 과학자 출신의 여성 정치인 앙엘라 메르켈을 새 당수로 맞이한 데 이어 독일 민사당과 오스트리아 자유당.스웨덴 중앙당.체코 자유연합.불가리아 민주연합세력 등도 잇따라 여성당수를 옹립했다. 현재 당수직을 맡고 있는 여성정치인은 29개국에서 40명으로 거의 대부분 1993년 이후 당권을 장악했다. 지역별로는 유럽이 29명으로 가장 많다.

이같은 변화는 여성 유권자들의 영향력 강화를 배경으로 여성을 정치권으로 영입하려는 각국의 정책과 무관하지 않다.

프랑스 하원은 지난해 5월 모든 지방의회 선거의 정당별 후보수를 남녀 동수로 하는 것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여성의 사회진출이 저조한 아시아에서도 최근 수년새 여성 정상들이 속속 배출되는 등 지구촌 정치권의 우먼 파워는 지역을 가리지 않고 확대되고 있다.

도쿄.파리=오대영.이훈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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