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계보 의원 어디로 갈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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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민주당 내 대선캠프들의 집중공략 대상은 무계보로 분류되는 의원들이다. 중도개혁포럼측의 가입권유를 받았으나 사양했다는 수도권의 한 중진의원은 "당의 중심을 잡자는 취지야 공감하지만 특정 그룹에 소속하는 게 체신 깎이는 일 같아 완곡히 거절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지지후보를 밝히겠지만 지금은 때가 아닌 것 같다"고 관망의사를 비췄다.

최근 한.미정책포럼에 가입한 호남권 의원은 "외교연구모임으로 알고 들어갔는데 자꾸 한화갑 최고위원의 계보로 봐 난처하다"고 털어놨다. 그는 "요즘 여기저기서 식사나 운동(골프) 한번 하자고 연락오는 데가 많아 처신에 신경쓴다"고 했다.

일단 여러군데 가입해 놓고 판세가 드러나면 그때 움직이겠다는 의원들도 상당수다.

'탈계보 정치'를 외치며 정풍운동을 주도했던 개혁파 초.재선들의 향배도 주목거리다. 재선중심의 '바른정치모임' 회장인 신기남 의원은 "소장파들도 스스로 영향력을 행사해야 한다"며 독자세력화를 시사했다. 모임의 다른 의원도 "사실상 동교동계가 주축인 중도개혁포럼이 만약 후보경선 과정에 개입하면 그냥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초선 모임인 '새벽21'은 내부 입장차가 있다. 일부는 "특정 계보에 속하면 개혁주장도 계파이해로 변질된다"고 말하나 이재정 의원은 "경선 때는 최대한 합의를 끌어내 행동을 같이 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쪽이다. 정풍그룹이 개혁파 후보를 밀게 되면 경선구도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러나 당내에선 "지금은 관망해도 정기국회 이후 경선 레이스가 시작되면 거취를 정해야 할 것"이라며 "결국 나름대로 유력하다고 판단되는 주자들을 중심으로 헤쳐모여가 가속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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